[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갤럭시 폴드를 들고 회사에 갔더니 사람들이 순식간에 근처로 몰려든다. 편의점에서 계산하려고 갤럭시 폴드를 내미니 종업원이 "손님 이게 그 갤럭시 폴드라는 거예요?"라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접고 펼치니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나 갤럭시 폴드 쓰는 중이야"라고 말하자 열이면 열 만져보겠다는 반응이 돌아온다.
갤럭시 폴드를 며칠간 쓰면서 가장 달라진 점을 체감하자면 주위 사람들의 엄청난 주목을 한몸에 받게 됐다는 점이다. 전에 없던 모양의 핸드폰인데다가 출시 전부터 온갖 이야깃거리를 몰고 다니며 화제의 중심에 섰기에 사람들의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적은 공급물량을 감안하더라도 판매 때마다 빠르게 '완판'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런 주목과 별개로 제품 자체도 잘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새로운 폼팩터이니만큼, 사용성 면에서 분명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며칠 간 갤럭시 폴드를 쓰면서 느낀 부분을 '체감' 위주로 적어 본다.
◆접었다 펼쳤다…생각보다 더 유용했다
7.3인치에 달하는 갤럭시 폴드의 화면은 출시 전부터 이미 수차례 장점으로 거론된 부분이다. 화면이 크기에 배틀그라운드 등 FPS(1인칭 슈팅) 게임이나 다대다로 전투가 벌어지는 MMORPG(다중사용자온라인롤플레잉게임)는 물론, 최근 유행하는 '오픈월드(게임상 동선 제한없이 플레이어가 어디든 갈 수 있는 것)' 바탕의 게임에도 최적이다. 동영상 시청이나 셀피(Selfie) 촬영 등에도 대화면이 주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확실히 기자가 원래 쓰던 '갤럭시S10'보다 탁 트인 느낌을 줬다.
의외로 접었을 때 4.6인치 화면도 꽤 유용했다. 개인적으로 펼쳐서 쓰는 때 못지않게 접어 쓰는 경우도 많았다. 출·퇴근시간 지하철 등 사람이 붐빌 때나 식사할 때, 간단히 메시지를 확인해야 할 때 등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쓰는 게 더 편리한 경우가 잦은데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의 사용성도 나쁘지 않다. 기본적인 메시지 확인 및 수신이 가능하고, 글을 읽을 때나 영상을 볼 때도 화면이 좀 작긴 했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람에 따라 기기 대비 디스플레이 비율이 다소 낮다는 점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다.
이 같은 유용성은 접을 때와 펼칠 때의 앱 연결성에 삼성전자가 신경을 많이 쏟았기에 더욱 극대화된다. 포털사이트·카카오톡·유튜브 등 상당수 인기 앱은 기기를 접고 펼쳐도 하던 작업을 그대로 이어 할 수 있다. 검은사막 등 일부 게임도(접어서 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이를 지원한다. 하지만 에버노트 등 기자가 개인적으로 자주 쓰는 일부 앱은 앱 최적화 문제 때문인지 앱 연결이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추후 '갤럭시 폴드'에 더 많은 앱을 최적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강력한 성능이 뒷받침하는 멀티태스킹…앞으로가 더욱 기대
멀티태스킹 기능도 '갤럭시 폴드'의 장점으로 흔히 거론된다. 펼친 화면에 최대 앱 3개를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이 핵심이다. 큰 화면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게임 공략 내용이 담긴 인터넷 페이지를 보는 용도로 주로 썼다. 사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용도로 편리함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이다.
7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퀄컴 스냅드래곤 855'를 AP로 탑재했고, 12GB 램(RAM)을 탑재하는 등 높은 성능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탄탄히 뒷받침해 준다. 고사양 그래픽 게임 플레이, 사진 양이 많은 블로그 게시물 열람, 고화질 동영상 재생이 지연이나 끊김 없이 동시에 원활하게 가능하다. 멀티미디어 작업에 최적화된 셈인데, 그에 걸맞게 배터리 용량도 4천235mAh로 넉넉하다. 실제 체감 배터리 수명도 매우 길다.
아쉬운 점은 모든 앱에서 '멀티 액티브 윈도우'가 구동되진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앱 연결성'과 마찬가지로 최적화가 되지 않은 일부 앱들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역시 삼성전자가 시간이 갈수록 최적화 지원 앱을 늘린다면 해결될 문제다.
또 각각 다른 앱을 대상으로만 기능이 지원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창에 같은 앱을 동시에 띄울 수는 없다. 가령 네이버TV 등에서 동시 생중계되는 야구 경기를 각 화면에서 동시에 재생할 수는 없다. 네이버·다음·아프리카TV 등 앱 3개를 동시에 실행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번거롭다(네이버TV의 경우 다른 앱과 동시에 재생하자 재생되던 영상이 멈췄다). 내심 야구나 축구 3경기를 한눈에 보는 그림을 꿈꿨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그립감이 무게감 상쇄하지만…어쩔 수 없는 묵직함
갤럭시 폴드의 무게는 276g이며 여기에 케이스를 끼우면 좀 더 무게가 늘어난다. 접은 채 한 손으로 드니 살짝 묵직했다. 펼칠 때는 기기 폭도 넓어져 두 손으로 들지 않으면 사용이 어려웠다. 그래도 접을 때는 한 손으로, 펼칠 때는 두 손으로 계속 들다 보니 잡는 느낌이 괜찮아 오래 써도 손목이나 손가락이 피로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접었을 때보다 펼칠 때의 무게감이 훨씬 덜했다. 펼칠 때 양쪽의 무게감은 균등했으며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물론 기자가 성인 남성이며 손이 작은 편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그립감'이 좋더라도 무게 자체가 무거운 건 어쩔 수 없다. 정장바지 주머니에 갤럭시 폴드를 집어넣으니 다소 묵직했다. 특히 조깅 등을 할 때는 고무줄바지 등 편한 바지를 입게 되는데 이 경우 기기 무게 때문에 자꾸만 바지가 한쪽으로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하면서 기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는 다소 애로가 따랐다.
◆내구성 우려는 거의 없어…전면 디스플레이 흠집은 조심해야
지난 5일 갤럭시 폴드를 처음 썼을 때 적어도 ▲접고 펼칠 때 생기는 가운데 줄 문제 ▲보호막 탈착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손상 문제 ▲외부 충격에 다소 취약한 문제 등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해결됐다고 느꼈었다. 며칠 썼지만 이런 생각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가운데 주름은 언뜻 보이긴 했지만 적어도 시선을 정면으로 향해 동영상 등을 실행했을 경우엔 거의 티가 나지 않았다. 시선을 측면으로 했을 때나 빛이 특정 방향으로 반사됐을 때는 주름이 상대적으로 선명했지만 어차피 시선을 정면에 두고 쓰는 시간이 훨씬 많기에 큰 문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화면이 꺼진 채로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때 가장 주름이 잘 보였다.
보호막 탈착 문제는 삼성전자가 애초에 화면 보호필름을 아예 뗄 수 없도록 기기 아래까지 뻗쳐 놓았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힌지 상하단의 보호 캡, 디스플레이 뒷면 메탈 층 등으로 내구성을 보강해 약간의 충격만으로 기기 겉에 흠집 등이 나지는 않았다.
다만 두 가지 신경쓰이는 부분은 있었다. 우선 전면 디스플레이가 필름 재질이라 손톱으로 세게 인위적인 힘을 가하면 강화유리 재질인 일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는 흠집이 잘 난다. 기기를 잘못 다뤄 디스플레이에 흠집이 생겼다는 사용자 반응도 여럿 있다. 사실 기자 역시 이런 이유로 화면에 흠집을 약간 낸 터라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 다뤄야겠다고 자각했다.
3일째 쓰는 날부터는 힌지 부분이 양옆으로 미세하게 움직였다. 눈에 보일 정도의 움직임은 아니지만 손으로 흔들어보면 흔들림이 약간 느껴질 정도다. 많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의 후기처럼 힌지에서 찰칵거리는 소리가 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작은 불편함 있지만…그래도 높은 점수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갤럭시 폴드'를 쓰면서 가장 불만이었던 점은 두 가지였다. 우선 은근히 글자 입력이 어렵다는 점이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화면의 폭이 다소 좁아 키보드 폭도 좁다. 메시지를 보낼 때 오타가 자주 났다. 펼쳤을 때는 천지인 키보드와 베가 키보드를 둘 다 써 봤는데 폭이 넓어서 손가락을 쭉쭉 뻗느라 빠른 입력이 어려웠다. 양옆 분할 기능을 지원하는 쿼티 키보드가 그나마 입력이 가장 편했다.
스피커 위치도 아쉬웠다. 갤럭시 폴드는 스피커가 기기 세로 좌우에 있는데 그러다 보니 가로로 기기를 들고 동영상을 볼 때 어쩔 수 없이 스피커를 가린 손바닥 때문에 소리가 막힌다. 물론 세로로 보거나 가로로 들고 반대로 돌려 볼 수는 있지만 기기를 잡는 위치를 신경써야 한다는 점은 은근히 불편한 요소다. 물론 이와 별개로 스피커 품질 자체는 매우 좋지만.
이처럼 쓰면서 일부 불편한 점을 느꼈고, 어쩔 수 없는 내구성 문제가 약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큰 화면과 강력한 멀티태스킹 기능, 상황에 따라 스마트폰으로도 태블릿PC로도 쓸 수 있다는 점만으로 '갤럭시 폴드'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갤럭시 폴드의 새로운 사용성에 기반을 둔 독창적인 사용 방법을 발굴해 낸다면, 갈수록 폴더블폰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품을 쓰면서 더욱 강해졌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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