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가습기살균제특별법)' 시행령 작성 과정에서 모법 취지 대비 후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일 세종시 환경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환경부가 지난 2017년 본인이 발의한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시행령 작성 과정에서 피해 인정 기준을 '개연성'에서 '인과관계'로 변경하는 등 모법 취지를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당시 환경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개연성'은 절대적으로 확실치 않으나 결과를 추정하는 것이며, '인과관계'는 일정 조건에서 원인에 의해 결과가 발생한다는 관계가 확인되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법안 원안에는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에 '상당한 개연성이 있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항이 기재돼 있었으나, 환경부는 시행령을 마련할 때 제2조(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에 '상당한 인과관계'로 나타내 피해 인정을 매우 엄격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례적으로 재입법예고 과정을 거친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시행령의 재입법 예고안에는 '인과관계'라는 표현이 없었지만, 제정안 법제심사 의뢰안에 '인과관계' 문구를 삽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이 자료는 대국민 공개 자료에도 없는 자료"라며 "'인과관계'라는 표현이 실무자 논의 과정에서 밀실 협의된 것인지 환경부 내부 감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관련 건강피해인정기준의 입법예고안과 확정안을 비교한 결과 환경부가 질환범위를 '폐질환'으로 축소시킨 점을 발견했으며, 시행령 입법예고안과 재입법예고안에 있던 시행령 12조 본문 조항을 14조 별표1로 숨겨 확정안을 발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시행령 제정 논의 전 과정에 대한 조사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시행령 작성 과정에서 위법이 확인된다면 이는 감사원 감사가 아니라 검찰에 고발돼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 감사 결과에 따라 오는 18일 예정된 마지막 환경부 종합 감사때 추가로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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