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의 절반 이상이 LG화학의 특정 시기에 생산한 배터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발생한 국내 ESS 화재는 26건으로 이 중 14곳에서 LG화학 제품이 사용됐다. 삼성SDI 제품은 9곳에 쓰였고, 나머지 3곳은 인셀 등 군소 업체 제품이다.
특히 문제가 된 LG화학 배터리는 모두 중국 난징공장에서 2017년 생산된 초기 제품으로 나타났다.
민관합동 ESS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 LG화학의 일부 셀에서 극판 접힘, 절단 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의 제조 결함을 확인했다. 그러나 5개월간의 조사 끝에 해당 배터리를 화재의 '직접 요인'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상황을 재현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정부가 문제를 인지하고도 발표 단계에서는 이를 덮어두는 등 배터리 제조사 책임회피를 도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책 발표 이후 불이 난 3곳 중 2곳도 같은 LG화학 배터리를 썼다. 삼성SDI의 경우는 총 9건의 화재가 일어났다. 2014년 3분기(1건), 2015년 3분기(1건), 2015년 4분기(1건), 2016년 4분기(1건), 2018년 2분기(4건) 등 제조일자가 다양했다.
현재 LG화학의 해당 배터리를 사용한 ESS는 전국 200여곳 정도다. 해외 설비까지 고려하면 교체 비용은 1천500여억 원으로 추산된다. LG화학은 자체 정밀실험에 착수했으며 오는 12월까지 실험을 진행해 원인분석을 꼼꼼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훈 의원은 "LG화학에 자발적 리콜을 요청했지만 관련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약 1500억원 가량 리콜 비용과 신인도 추락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리더기업으로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사람들이 사건은 은폐하고 물밑에서 쉬쉬하며 합의를 종용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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