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절벽으로 감산에 돌입했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내수 시장에서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날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생산대수를 60대에서 45대로 약 25% 줄인다. 감산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고, 추후 물량 확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감산은 닛산 로그 생산 중단 여파에 따른 것이다. 연 10만 대에 달하던 수출용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올해 6만 대로 감소한 데다 올해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실제 르노삼성의 실적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르노삼성의 올 1~9월 내수와 수출을 합친 판매량은 12만9천913대로 지난해(17만1천895대)보다 24.4%나 줄었다. 특히 내수는 전년보다 3.1%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수출은 36.5%나 떨어졌다.
감산에 앞서 인력 조정을 추진했지만, 유휴인력이 생겨 인력 전환 배치 등을 고민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르노삼성은 생산직 선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감산을 감안했을 때 유휴인력이 400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지만, 실제 신청자는 100명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물량 확보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되던 'XM3' 물량이 아직 배정되지 않았다. 내수용은 부산공장에서 모두 생산하지만, 연간 8만 대 규모의 유럽 수출용은 두고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최근 프랑스 르노 본사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전 세계 수출 물량을 르노삼성에 맡겼지만, 로그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트위지 판매량은 연간 수천 대에 불과하다.
내수 시장에서도 고민은 깊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르노삼성(7천311대)은 쌍용차(7천275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3위를 탈환하는 듯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7천707대를 팔며 3위 자리를 빼앗았다.
내수 누적으로 살펴보면 르노삼성은 6만402대로 벤츠(5만4천908대)를 앞서고 있지만, 쌍용차(7만9천970대)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다. 벤츠가 최근 기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누적으로도 벤츠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벤츠 판매량이 급성장하고 있고, 쌍용차는 노사가 선제적으로 자구안에 합의하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르노삼성이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격차가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XM3 생산 물량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 시장 확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 물량 확보에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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