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우리나라만의 정서·문화·철학 등 한국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빈폴'을 대한민국 대표 내셔널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
15일 인천광역시 소재 옛 일진전기 공장에 꾸려진 빈폴의 '다시 쓰다(Rewrite)'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만난 정구호 빈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빈폴의 리뉴얼 콘셉트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정 CD는 "30주년을 맞아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를 모토로, 빈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문화와 자긍심을 상품과 매장, 서비스에 세련되게 담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빈폴은 이날 '빈폴 다시쓰다' 프로젝트를 통해 빈폴의 세계화를 도모하겠다고 선포했다. 론칭 당시부터 이어져 온 '폴로 랄프로렌'의 이미지를 넘어, 빈폴만의 아이덴티티를 세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빈폴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과거 '구호' 인수에 이어 다시 한 번 정 CD와 손을 잡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정 CD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를 이번 프로젝트 모토로 삼았다. 빈폴에 한국의 문화와 자긍심을 담고, 이를 매장과 서비스에 접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빈폴하면 떠오르는 '자전거 로고'의 디자인을 바꿈과 함께, 고유 폰트도 새로 도입하는 등 브랜드 상징을 변경했다.
'자전거 로고'는 디자인의 큰 골격은 유지했지만, 바퀴살을 없애고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또 자전거를 타고 있던 높은 중절모를 쓴 영국 신사의 형상도 세련된 캡모자를 쓴 형상으로 변경했고, 체격 등도 변경해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 또 고유 폰트에는 '체크무늬'를 강조했으며, 특히 한글 폰트에는 'ㅂ'과 'ㅍ' 등에 이 디자인을 적용해 세련됨을 살렸다.
매장 리뉴얼도 함께했다. 빈폴은 1960~70년대의 한국 근현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매장 마루, 유리, 천장 등을 모두 한국적 감성을 살릴 수 있도록 바꿨다.
정 CD는 "간담회를 굳이 옛 공장에서 연 이유도 이 시기 한국의 시대상을 가장 잘 반영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빈폴은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론칭 시기인 1989년 3월 11일을 모티브로 한 글로벌 시장 전용 상품인 '팔구공삼일일(890311)'도 론칭했다.
'팔구공삼일일'은 그간 빈폴이 중시하지 않았던 젊은 감성을 강조했다. 컬러에는 레트로 감성을 살렸으며, 오버사이즈를 핵심 실루엣으로 내세웠다. 또 가격도 기존 빈폴 라인보다 약 20%정도 낮게 책정해 진입 장벽도 낮췄다.
이 같은 젊은 감성은 액세서리와 골프웨어 카테고리에도 적용됐다.
빈폴은 액세서리 디자인상 시그니처인 체크무늬는 살렸지만, 젊은 색상을 채용했으며 가죽의 비중을 줄여 젊은 감각을 살렸다. 또 그동안 빈폴의 액세서리에 꾸준히 적용돼 온 'BEAN POLE' 로고 대신새로운 로고를 도입해 가벼운 느낌을 함께 줄 수 있도록 했다.
골프웨어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을 이어가, 체크무늬를 기반으로 기존의 중후한 디자인을 넘어 생기있고 발랄한 느낌을 살렸다. 다만 중년 이상의 소비자에게 높은 선호를 받고 있는 브랜드 상황을 고려해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 '에센셜' 라인업을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빈폴은 이 같은 리뉴얼과 함께 지속가능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친환경 상품과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선보여 나갈 예정이다.
친환경 상품들은 폐 페트병 및 어망을 사용한 패딩 등의 아이템으로 구성되며, 오는 2020년 1월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사회적 의식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을 위해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문구, 필기구, 향초 등의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계획이다.
빈폴은 이 같은 브랜드 리뉴얼 및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브랜드 아카이브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23년까지 현재 진출해 있는 중국 시장은 물론 북미와 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변신해 나갈 계획이다.
박남영 빈폴사업부장은 "빈폴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면서 새롭고 의미있는 재탄생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고, 매년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기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모토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초석을 마련해 성장 최대치에 도달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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