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KEB하나은행이 금융감독원 조사에 앞서 삭제한 자료는 ‘손해배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 측은 조직적인 삭제 지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리가 떨어지는 와중에 판매를 강행한 우리은행에 대해선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결정적이라는 지적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선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김동성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하나은행이 삭제한 자료 중에는 손해배상을 검토한, 굉장히 중요한 문건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게 맞나"라는 질문에 "내용 자체는 크게 두 개 파일로 이뤄져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손해배상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공개되면 곤란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료 삭제에 대해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는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날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조직적으로 삭제를 지시한 적은 없으며, 누가 삭제를 했는지, 왜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 부원장보는 하나은행이 DLF 관련 자료를 삭제한 사실이 있냐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하나은행은 1,2차에 걸쳐 자체적으로 DLS 판매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파일을 금감원이 발견하기 전까지 은닉했다"라며 "삭제된 파일 중엔 불완전판매에 대한 부분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은행은 향후 금감원 조정 결과를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함 부회장은 "현재 감독원이 검사 중에 있고,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되는 내용을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불완전 판매의 완전 차단이나, 영업점 성과지표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DLF를 판매하게 된 경위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은 "무모한 판매를 하게 된 경위"를 묻는 김종석 의원의 질의에 "답변에 앞서 우리은행의 고객들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며 "질문에 답하져면, 저금리 속에서 상품을 찾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는 저금리 상태에서 0.1%의 금리라도 더 받겠다고 한 절박한 투자자들의 심리와 우리은행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결합해 만들어진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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