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3분기 조선 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정작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정유부문의 부진으로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나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40%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6조5천300억원을, 영업이익은 38.3% 감소한 2천196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무려 72.4% 감소한 661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가 3분기 영업이익이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4.5%에서 1.9%로 하락했다.
정유업계의 실적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은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통상 배럴당 3~4달러인데 올해 3분기 6.5달러를 거뒀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으며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 크랙 하락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공시가 인상 등도 악영향을 끼쳤다.
다만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케미칼과 현대오씨아이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실적방어에는 성공했다. 현대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92% 증가한 482억원을, 현대오씨아이는 75.4% 증가한 93억원을 각각 거뒀다. 자일렌의 스프레드 강세, 원재료 컨덴세이트 도입단가 하락 때문이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연결대상 계열사들도 일제히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별도기준 영업이익으로 37.2% 증가한 59억원을, 현대건설기계는 1.6% 증가한 378억원을, 현대일렉트릭은 4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였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291억원을 거뒀다.
◆경영난 속에도 흑자기조 유지…조선 '방끗', 해양 '침울'
조선업 부문은 최악의 경영난 속에서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2.1% 증가한 3조6천427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 역시 환율상승 효과와 자회사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303억원을 기록했다.
환율상승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매출 비중이 확대된 것이 긍정정인 영향을 끼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13.7%에서 3.9%로 크게 개선됐다. 다만 해양플랜트부문은 물량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며 21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엔진기계와 그린에너지 부문은 환율 상승 등의 효과 덕분에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한국조선해양의 엔진기계 부문은 95.7% 증가한 184억원을, 그린에너지는 65.8% 증가한 68억원을 각각 거뒀다.
한국조선해양의 재무구조 역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부채비율은 85.9%로 지난 2017년 145%와 비교해 60%포인트 줄었다. 순차입금 비율 역시 2017년 말 기준 13.4%에서 0.7%로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부문에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며 "최근 발주가 집중되고 있는 LNG선 및 LNG추진선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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