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8월 인수한 미국 프리미엄 가전 '데이코(Dacor)'를 필두로 국내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1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대치점 4·5층에 마련된 '데이코 하우스'를 일반에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5월 쇼룸 조성을 완료한 후 약 5개월 동안은 건설사 관계자 등 일부 프라이빗(Private) 고객들에게만 초청을 통해 공개했다. 호응을 얻자 11월부터는 일반 고객들도 사전예약을 거쳐 쇼룸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사전 공개된 '데이코 하우스'는 6개의 주방 콘셉트와 각각 1개의 거실·침실 콘셉트로 꾸며졌다. 각 주방 콘셉트는 가구 브랜드별로 구분된다. 명품 가구 브랜드인 독일 불탑(Bulthaup)·포겐폴(Poggenpohl)·지메틱(SieMatic)·라이히트(Leicht)와 이탈리아 보피(Boffi)·다다(Dada)의 가구를 바탕으로 데이코의 인덕션·오븐·냉장고·와인셀러 등 주방기기들을 배치한 형태다. 각 가구업체들은 모두 데이코가 기존에 협력하던 곳으로 국내 첫 쇼룸 조성도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브랜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새로운 주방 문화'를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이코의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제품 기획부터 판매·설치·사후서비스 등에 투영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데이코 하우스는 단순 쇼룸이 아닌 실제 집을 염두에 두고 꾸몄다. 주방뿐만 아니라 거실과 침실 공간도 조성됐고, 탁 트인 유리문 밖으로 나가면 잘 조성된 정원이 눈에 띈다. 5층에는 루프탑 형태의 옥상정원도 준비했다.
데이코 하우스를 설계한 배대용 B&A디자인 대표는 "단순히 멋진 공간이 아니라 데이코의 브랜드 가치를 고객들이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이를 위해 주방은 물론 거실과 침실까지 갖춘 하나의 완벽한 집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현지화를 시도한 점도 특징이다. 쇼룸에 배치된 데이코 김치냉장고는 국내 시장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다. 프리스탠딩형 김치냉장고로 온도 편차를 최소화한 정온 기술을 적용하고, 100% 한글화를 한 것이 특징이다. 식기세척기 역시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과는 달리 아치형 프레임을 함께 탑재해 국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안내를 맡은 데이코 컨설턴트는 "특히 김치냉장고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 김치냉장고를 내놓은 곳이 없어 고객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데이코 제품 곳곳에 삼성전자의 기술들이 여럿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모두 연동된다. 삼성전자와 협업해 만든 '모더니스트 컬렉션' 냉장고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냉장고 내부 상태를 살필 수 있다. 또 백색 결정체를 가진 고령토로 주로 도자기에 쓰이는 '포슬린'도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적용됐다. 아울러 김치냉장고에는 제품에 특화된 삼성전자의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 기술이 더해졌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표방한 만큼 제품 가격은 매우 비싸다. 냉장고·와인셀러 등 단일 제품의 가격은 1~2천만원 선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이 리모델링 및 집 신축 등을 하는 과정에서 각 제품들이 모두 갖춰진 패키지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경우 최소 8천만원 이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일 데이코 하우스에 전시된 것처럼 불탑, 보피 등 명품 가구까지 패키지에 넣을 경우 가격은 3~4억원 선으로 뛴다. 다만 가구의 경우 데이코 하우스에서 가구 거래선을 중개해 주는 역할만 하고 실제 구매 협상은 해당 거래선과 해야 한다.
데이코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기업간거래(B2B)를 진행했다. 현재 나인원한남, 래미안 리더스원,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에 제품을 수주했고 옵션 형태로 설치될 예정이다. 앞으로 건설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프리미엄 주택에 데이코 빌트인 가전을 적용할 계획인데, 그 거점이 바로 '데이코 하우스'가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콘셉트로 한 만큼 서울 논현동에 있는 국내 최초 프리미엄 빌트인 전시관인 LG전자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LG전자 역시 '초프리미엄'을 필두로 내세우고 있어 더욱 비교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는 가격 등의 면에서 비교하기가 어렵다"며 "또 데이코가 오랫동안 빌트인 가전을 전문적으로 한 곳이라 라인업과 협업 브랜드도 더 많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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