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노조 싸움에 난감한 넷마블…"의견낼 입장 아냐"

[아이뉴스24 김나리, 윤선훈 기자] 매각을 앞둔 웅진코웨이와 노동조합 측 갈등이 심화되면서 코웨이 인수를 추진 중인 넷마블에까지 불똥이 튀는 형국이다.

웅진코웨이 노조가 사측을 넘어 우선매각협상자로 선정된 넷마블을 대상으로 총력 투쟁에 돌입했기 때문.

넷마블은 현재 인수를 완료한 상태가 아니어서 별다른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넷마블을 움직여 사측을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웅진코웨이지부(웅진코웨이 노조)는 29일 서울 구로구 넷마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웅진코웨이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넷마블이 새로운 대주주로서 투명한 매각과정을 노동조합과 공유하고 참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발족한 웅진코웨이 노조는 그간 회사 측이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현재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인 CS닥터의 직접 고용을 요구해 왔다. CS닥터는 웅진코웨이 제품의 설치·수리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웅진코웨이 노조의 주축이다.

그러나 그동안 사측과의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에 노조 측은 넷마블을 대상으로 이날 첫 집회에 돌입했다.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천막농성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웅진코웨이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웅진그룹과 넷마블 그 누구도 노조의 요구를 책임있게 들으려 하지 않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측은 이제 자신들이 주인이 아니어서 새 주인인 넷마블에 관련 요구를 말하라고 하고 있다"며 "넷마블이 웅진을 움직이게끔 해야한다는 생각에 이번 집회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을 압박함으로써 웅진코웨이 사측도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 이번 집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넷마블은 난처한 상황이다. 아직 계약 체결 등 인수 절차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내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와 CS닥터 노조가 해당 사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넷마블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현재 실사 단계에 있어, 해당 사안 의견을 낼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사자인 웅진코웨이도 말을 아끼고 있다. 웅진코웨이 측은 "노조 측 집회와 관련해서는 확인 중으로,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코웨이는 지난 3월 웅진그룹에 인수돼 사명을 '웅진코웨이'로 변경했다. 그러나 웅진그룹의 재무 상황이 악화되면서 3개월 만인 지난 6월 말 다시 매물로 나왔다.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두고 SK네트웍스, 하이얼을 비롯해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과 칼라일 등이 예비입찰에 나섰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넷마블이 선정됐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지분 25.08%를 1조8천억 수준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의 절차를 거쳐 연내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