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군대에서 다친 현역 병사가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병사 실손보험을 통해 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현역병 실손보험 도입 소식에 보험업계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부상 우려가 높은 군인 특성상 손해율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반 200억원 이상의 시장이 열리기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반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보험연구원은 지난 2014년 84만건에 불과했던 현역병의 민간의료기관 이용 건수는 지난해 127만건으로 급증하는 등 매년 10%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보험연구원은 가입대상을 현역병 및 상근예비역으로 한정할 것을 제안했다. 2020년 기준 현역병과 상근예비역은 약 37만명 수준이다. 현재는 직업군인들을 위한 단체보험은 마련돼 있지만 일반 병사들을 위한 단체보험은 없다.
보장 범위는 실손의료비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국방부에서 현역병의 사망·상이 보상제도를 자체 운영하고 있기에 보장범위를 실손의료비로 제한하는 대신 가입 금액을 상향하자는 것이다.
현역병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최소 5만9천원에서 최대 9만8천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예산은 약 209억~2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병사 실손보험 도입 소식에 보험사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실손보험은 국민 70%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지만 손해율 악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골칫덩이로 전락한 상황이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액은 1조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3% 급증했고, 올해 말 추정 손실액은 약 1조9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손해율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록 악화된 상황에서 병사 실손보험이 도입될 경우 병사들은 업무 특성 상 부상 위험이 일반인보다 더 높기에 손해율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또한 이미 실손보험에 가입된 병사들의 중복보장 소지도 있다.
반면 병사 실손보험 도입으로 신시장이 열리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응도 있다. 보험업계가 저출산과 고령화로 시장포화 상태에 직면한데다 기준금리 인하 등 부정적인 요인들까지 겹치며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200억원 대의 시장이 창출되는 것은 기회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도입과 관련해 세부적인 내용들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예산과 보장내용 등에 따라 보험사들의 셈법이 바뀔 것"이라며 "병사 실손보험이 기존엔 없었기 때문에 현역병 부상 등과 관련한 통계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보험사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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