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이 여전히 빙하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의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바닥을 기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반도체 산업 핵심 지표인 D램 가격은 이번 4분기 들어 더 떨어졌다.
다만 두 회사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재고량은 연초 대비 상당 부분 줄어 들어 정상화 길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글로벌 ICT 업체들의 서버 투자 재개, 5G 스마트폰 경쟁 등으로 서버용, 모바일 D램의 회생 요인이 여전한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관련 실적은 전 분기에 이어 여전히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 3분기 매출액은 17조5천9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천억원이다. 전년 대비 9.3%, 77% 떨어진 수준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분기보다도 10% 더 줄었다.
삼성전자는 그나마 스마트폰,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받쳐준 덕분에 전반적인 실적은 2분기 대비 확연히 개선됐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올해 들어 처음 7조원대로 재진입했다. 사업구조가 반도체, 특히 메모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SK하이닉스의 충격은 더 컸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은 6조8천3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줄었다.
영업이익은 4천7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93% 감소했다. 사상 최대 호황으로 57%까지 치솟은 지난해 동기 영업이익률은 7%까지 내려왔다.
무엇보다 주력 품목인 D램 가격의 하락세 탓인데 4분기 들어 다시 하락세가 이어지는 점이 업계를 불안케 하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말 D램 고정거래가(계약가)는 PC 범용 D램 DDR4 8Gb(1Gx8 2133MHz) 기준 전월 대비 4.4% 떨어져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하락폭이 6월 10% 대에서 한자릿수로 줄어든 점은 다소 위안이다.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8월 고점 대비 70% 가까이 떨어졌지만, 반도체 업계는 공급사, 고객사의 재고가 모두 축소되고 있어 수요 자체는 살아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는 물론 고사양 제품군 서버 고객사의 재고가 상당 부분 감소했다"며 "(아마존, 구글 등) 고객사의 경우 지난해 연말 8~9주분에서 이미 지난 2분기 말 6주분 이하로 떨어져 정상 범주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실적발표 당시 낸드플래시 시장은 이미 이번 분기 들어 업계 전반의 재고 수준이 정상화됐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D램 3분기 출하량도 기대치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메모리 가격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중국 IT업체들이 미중 무역분쟁의 추가 제재를 대비하기 위한 물량 확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형성기로 접어드는 내년 모바일 D램 수요가 시장 반등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만큼 4분기 이후로는 회복세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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