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본입찰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와 악재가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조짐이다. 자칫 M&A(인수합병) 이후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번져 소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후보들의 막판 본입찰 참여 결정 변수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재무 부담이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곳은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컨소시엄 등이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인수 후보자들에게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인 매물인 것은 틀림없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어 2위의 국적 대형항공사(FSC)일 뿐 아니라 국제선도 70여 개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항공사다.
특히 어려운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과 항공시장의 높은 신규 진입 장벽 등을 고려했을 때 항공업 진입을 꿈만 꿨던 기업들에게는 더 없이 매력적이다. 게다가 통매각 방침에 따른다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함께 따라온다.
문제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재무 부담도 함께 따라온다는 것이다. 몸값보다 몇 배나 더 나가는 부채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자회사들을 포함한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1조5천 억 원에서 2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올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 원대다. 부채비율은 약 660%다.
매각가 가운데 인수 기업이 금호산업에 지불해야 하는 구주매입 자금을 제외한 신주발행 자금은 본입찰 안내서에 하한선을 8천 억 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 정상화에 필요한 유상증자 금액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8천 억 원이 부채비율을 줄이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400% 이상 기업을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하는데, 현재 660%인 부채비율을 400%까지 떨어뜨리려면 9천400억 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현재 항공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 환율 상승, 유가 변동, 일본 불매운동 영향뿐만 아니라 경쟁심화로 인한 노선공급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요증가세 둔화 등으로 국내 항공사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돼 1천241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당기순손실이 지난해 2분기 468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천24억 원으로 확대됐다.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지난 2분기 9년 만에 처음으로 2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도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대부분이 리스(임대) 형태인데, 올해부터 새로운 회계 기준이 적용돼 항공기 리스비용이 부채로 잡히게되면 부채비율은 더 확대된다. 또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10대 가운데 2대가 노후화됐다고 전해지는데, 이에 따라 추가로 신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악재는 또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이 KLM 등 22개 항공사와 함께 유류할증료를 담합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수백 억 원 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우려가 나온다. 기내식 업체 LSG스카이셰프코리아, 게이트고메코리아(GGK) 등과의 소송전도 진행 중인데 이 또한 수백억 원 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 기업이 막판까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때문에 결정하는데 고민이 많다"며 "문제가 많아 인수 후에 이를 다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이달 7일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통해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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