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력 인수 후부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다른 입찰자들에 비해 현격히 높은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전해지며 유력 인수후보로 급부상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입찰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외에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모두 세 곳이 참여, 예비적격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입찰가격으로 약 2조5천억원을 써내며 1조원 후반대를 제시한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과 최대주주인 HDC(32.99%)의 주가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예비입찰 마감 다음날인 이달 8일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7.31%, HDC는 6.32%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서 HDC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두고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바 있다. 실제 예비입찰 소식이 전해진 9월 3일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9.43%, HDC는 2.33%가 하락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내년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고 자체 사업의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면 2021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며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HDC 컨소시엄이 써낸 입찰가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본업의 부진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서 인수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회사가치 훼손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의 주요인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건설업과 항공업의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과 아시아나항공 인수가의 적정성으로 인해 디스카운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종 인수금액에 따른 변동은 있지만 현재 순현금은 순차입금으로 전환될 예정"이라며 "문제는 자본투입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당분간 주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세련 연구원은 "주주가 원하는 투자와 회사가 원하는 투자의 방향성이 다르기에 당분간 HDC현대산업개발의 멀티플 디스카운트 지속은 불가피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11일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오전 10시 30분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전 거래일 보다 2.09% 내린 3만400원, HDC는 2.95% 내린 1만1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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