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전자가 11일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 개시를 맞아 실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중국 내 2차 판매에서 40여분만에 준비한 물량을 다 팔았다.
지난 8일 1차 판매에서 불과 5분 만에 '완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판매 속도가 둔화됐지만, 2차 판매물량이 1차보다 다소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속도다.
2차 판매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됐다. 초반에 트래픽이 몰렸는지 10시가 되자마자 페이지를 넘어가는 속도가 급속하게 느려졌다. 2분 정도 지나 속도가 정상으로 되돌아왔고 완판까지는 그로부터 40여분이 더 걸렸다. 10시40분이 넘어가자 제품 구매 버튼이 비활성화되며 '일시품절'로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1차 판매에서 2만대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는 광군제를 맞아 1차보다 판매 수량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삼성전자와 함께 제품을 판매한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닷컴의 경우 10분도 안 돼 제품이 매진됐다.
1차보다 판매 속도 자체는 느려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싼 가격 속 관심을 가지는 중국 소비자들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중국 내 관심을 반영한 것인지, 삼성전자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오늘 오후 8시 다시 한 번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은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1%에 머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뜨겁다. 여기에 오는 15일 화웨이의 폴더블폰인 '메이트X'도 중국에서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갤럭시 폴드의 흥행은 반갑다.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는 지금까지 국내를 비롯해 독일·영국·프랑스·싱가포르 등에서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삼성닷컴에서 3차례 예약판매를 진행했는데 모두 단시간 내로 완판됐다. 독일·영국·프랑스·싱가포르 등에서도 조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중국은 24번째로 제품이 출시되는 지역으로, 한국과는 달리 5G 모델을 지원하지 않고 4G(LTE)만을 지원한다. 중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폴더블폰이다. 가격은 1만5천999위안(한화 약 265만원)으로 국내 출고가인 239만8천원보다 다소 높다. 다만 1만6천999위안(한화 약 281만원)에 달하는 화웨이 '메이트X'보다는 저렴하다. 연이은 조기 완판을 통해 '메이트X'와의 맞대결에서 기선제압을 했다는 관측이다.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X는 같은 폴더블폰이지만 서로 다른 점이 많다. 우선 갤럭시 폴드가 '인폴딩' 방식으로 책처럼 안쪽으로 접는 방식이라면 메이트X는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는 갤럭시 폴드가 7.3인치, 메이트X가 8인치로 메이트X 쪽이 더 크다. 그 대신 접었을 때의 휴대성은 4.6인치에 불과한 갤럭시 폴드가 6인치가 넘는 메이트X보다 더 좋다는 평가다.
'갤럭시 폴드'의 물량이 워낙 적은 만큼, 당장 중국 시장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을 가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0.7%로 1%도 채 되지 않는다.
다만 '갤럭시 폴드'의 연이은 완판을 통해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높은 수요는 점유율과 상관없이 확인한 것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중국이 최근 5G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5G 단말기를 비롯한 고가 단말기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화웨이·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이미 5G 단말기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이미 한국·미국 등에서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중국 내 낮은 점유율 확대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과 함께 5G 스마트폰이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의 '쌍끌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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