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형트럭 군집주행 시연에 성공하며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12일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내 대형트럭 군집주행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토교통부 주관 정부 과제의 일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율주행 기술 선도와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대형트럭 군집주행은 여러 대의 화물차가 줄지어 함께 이동하는 일종의 자율주행 운송기술이다. 미래 물류산업 혁신은 물론 대형 교통사고 발생을 획기적으로 저감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뒤따르는 트럭에 공기 저항이 최소화되면서 연비를 높이고 배출가스를 저감하는 등 환경 친화적인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연은 여주 스마트하이웨이(여주시험도로)에서 트레일러가 연결된 최대중량 40톤급 대형트럭 엑시언트 2대로 진행됐다. 여주 스마트하이웨이는 정부가 V2X 무선통신 등 자율협력주행기술 개발을 위해 중부내륙 고속도로 내 7.7km 구간에 구축한 테스트베드이다. 평소 자율주행 기술 연구를 위한 차량들이 수시로 이 도로를 달리고 있어 일반 고속도로와 주행조건이 거의 동일하다.
이번에 성공한 시연 기술은 ▲군집주행 생성 ▲타 차량 컷 인·컷 아웃(Cut-in·Cut-out) ▲동시 긴급제동 ▲V2V(Vehicle to Vehicle: 차량 대 차량) 통신 기술 등이다. 안전을 위해 최고 속도는 시속 60km로 제한했다.
군집주행 운행은 뒤따르던 트럭 운전자가 선두 차량에 접근 후 군집주행 모드로 전환하면 시작된다. 군집주행 모드로 전환되면 후방 트럭은 최소 16.7m 간격을 유지하며 앞에 가는 차량의 가속, 감속에 맞춰 실시간 제어가 이뤄진다. 운전자는 엑셀레이터 및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려놓을 필요가 없어 운전 피로도를 경감할 수 있다. 또 차선유지 자동제어 기술도 적용돼 추종 트럭의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도 이동할 수 있다.
다른 차량이 트럭과 트럭 사이에 들어오거나 나오는 상황도 대처가 가능하다. 일반 차량이 군집주행 중인 트럭과 트럭 사이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추종 트럭은 일반 차량과 간격을 충분히 이격(최소 25m)해 달리게 된다. 선두 트럭이 전방 불시의 상황으로 급제동, 급정차를 하더라도 군집주행으로 따르던 트럭도 동시에 급제동을 가하는 기술도 성공적으로 구현해 냈다.
이번 시연은 현대차와 LG전자가 협업해 공동 개발한 군집주행용 통신기술인 V2V 기술이 적용되면서 한 차원 높은 군집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했다. V2V 시스템은 가속, 감속 등 차량의 제어정보뿐 아니라 카메라, 레이다 등 각종 센서에서 수집된 ADAS 정보를 군집주행 중인 차량들 간에 실시간으로 교환,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실시간 선두차량 전방영상 공유' 기능도 V2V 기술을 활용해 구현했다. 선두 차량의 전방영상을 실시간으로 추종 차량 모니터에 보여줌으로써 전방 시야 감소를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이번 시연 성공을 계기로 군집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고단계의 대형트럭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해 보다 완벽한 상용차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상용차에 대한 군집주행 기술 외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트럭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그룹 내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와도 자율주행 트럭 기술 고도화 및 상용화를 위한 협업 체계를 지속 발전 시켜 대형트럭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8월 현대글로비스와 협업, 영동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40km 구간에서 실제 해외로 수출되는 자동차 부품을 탑재한 대형트럭으로 자율주행 기술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구현 기술은 자율주행 3단계(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수준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V2X 통신을 접목시킨 상용차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가까운 미래에 군집주행으로 달리는 대형트럭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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