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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덕에 웃던 백화점도 '흔들'…신세계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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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日 불매 타격 입고 3Q 매출 ↓ VS 신세계, 사상 최대 영업익 달성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경기침체 여파로 휘청이는 유통업계에서 그나마 버티던 주요 백화점들이 각 사별 전략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명품이 여전히 매출 효자 역할을 했지만, 양극화한 소비 영향 탓에 각 업체의 매출은 꺾이거나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천322억 원을 기록했다. 기존점 신장률은 4.3% 하락했다. 올 초 신세계가 운영하던 인천점을 넘겨 받은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진한 실적이다.

각 상품군별 매출도 명품을 빼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해외패션은 전년 대비 13.9% 신장한 반면, 생활가전(-0.6%)·식품(-7.0%)·잡화(-7.1%)·남성스포츠(-7.8%)·여성패션(-8.2%) 등 대부분의 상품군에서 매출 하락세를 기록했다. 3분기 동안 쇼핑 대목인 추석 연휴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 상품군의 실적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해외에서도 기존점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4% 꺾이면서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선 선방했지만 중국 사드 보복 영향으로 현지 사업을 축소한 것이 영향이 컸다. 중국은 텐진 동마로점, 텐진 문화중심점, 웨이하이점 등 백화점 영업 종료에 따라 매출이 11.2%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6.8% 증가한 1천41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 5월 인천터미널점 편입으로 이곳의 연결 영업이익 약 90억 원이 3분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적을 두고 업계에선 국내 소비 침체와 더불어 롯데가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까지 미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롯데는 불매운동 영향으로 롯데쇼핑 전체 실적을 떠받치고 있는 백화점 기존점뿐만 아니라 마트, 하이마트, 슈퍼 등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사진=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일부 상품군 부진과 소비 경기 악화가 맞물리면서 3분기 매출이 0.2% 증가한 4천579억 원을 기록하며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영업이익은 11.2% 줄어든 777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9% 하락한 2천460억 원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시행한 김포, 천호, 킨텍스 등의 점포 증축 및 리뉴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며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한 재산세·종부세 증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일단 3분기 매출이 10.9% 감소한 3천851억 원을 기록했다. 올 초 인천점을 롯데에 뺏긴 탓이다. 인천점을 제외하면 매출은 4.6% 증가세로, 명품(33%), 남성(10%) 상품군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어난 66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점 영업이익은 3분기 누계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이 같은 실적은 소비 양극화에 맞춰 각 점포별로 명품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 동안 '지역 1번점' 전략을 유지하며 점포 대형화, 명품 강화에 주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30% 중반으로, 업계 평균(23.5%)을 상회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경쟁사 대비 명품 라인업이 월등해 VIP 고객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은 인천점 철수 영향에도 불구하고, 명품 카테고리 중심의 기존점 성장과 판촉비 절감 효과가 더해지면서 증가세를 보여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은 명품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킨 성과로 판단된다"며 "4분기에는 '쓱데이' 등의 행사 효과로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그동안 명품, 가전 판매 호조로 실적을 유지해 왔지만, 이커머스의 공습으로 유통 환경이 급변하며 '명품' 외에 딱히 내세울 상품이 없는 상태"라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전략을 내놓지 않으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다가 생존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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