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그룹이 내달 초 정기인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주)SK 사장 등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최태원 회장과의 신뢰관계, 그룹 내 차지하는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들 모두 연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내달 초 단행할 예정인 정기인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 속에 세대교체 대신 위기 속 안정을 선택, '전쟁 속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인사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 임원 인사평가(KPI)에는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50%가 반영되면서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 전시 상황 속에 안정 선택할 듯
SK그룹은 12월12일 목요일 안팎으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은 2017년, 2018년 모두 12월 첫째주 목요일에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어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사장단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SK㈜ 사장의 임기 모두 내년 3월까지다. 현재까지 세 사람 모두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 회장이 이들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들은 그룹 내에서 단순 계열사 경영진 그 이상의 역할을 담당하다보니 대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을, 박정호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역임하고 있다.
김준 사장은 현재 LG화학과의 배터리 기술 소송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LG그룹 권영수 부회장을 비롯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모두 연임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굳이 적장(敵將)이 바뀌지 않은 상황 속에 모험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의 기업체질을 통신기업에서 미디어·보안·전자상거래 등 종합 ICT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동현 사장은 반도체 소재, 바이오·제약, 에너지, 물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주)SK를 투자형 지주사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다.
◆ KPI에 경제적 가치·사회적 가치 50%씩 반영
다만, SK의 올해 인사핵심은 '사회적 가치'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어서 연임여부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은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관리하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을 추진해왔으며 올해 CEO KPI 50%를 사회적 가치로 반영키로 했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국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창출한 가치)로 구분됐다.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순으로 지난해 SK텔레콤은 1조6천189억원, 181억원, 339억원을 기록해 총 1조6천70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조3천241억원, -1조1천884억원, 494억원 등 1조1천851억원, SK(주)는 7천734억, 550억, 64억원 등 8천348억원을 거뒀다.
올해 이들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는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실적악화로 인해 고용, 배당, 납세 등 경제간접 기여성과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실적 대비 사회적 가치 감소분을 얼마나 방어해냈느냐에 따라 CEO들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통상 인사에서 변화를 선택할 경우 사전에 각종 하마평이 나오지만, 올해는 조용한 편"이라며 "최 회장이 김준 사장과 박정호 사장, 장동현 사장을 신임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안정을 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승진 인사는 이뤄지지 않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7월부터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임원 직급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됐던 임원 직급은 본부장과 그룹장 등 직책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도 신규 임원과 사장단 인사만 공식 발표된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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