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국방부가 차기 백신(Anti-virus) 소프트웨어(SW) 공급 사업자로 국내 보안 업체 안랩과 하우리를 낙점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내부망 백신 체계를 구축해온 하우리 대신 안랩을 선택했다. 하우리는 외부망에만 백신 SW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백신 SW 공급 사업자로 안랩과 하우리를 낙점, 전날 각사에 통보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 결과로 내부망에는 안랩, 외부망에는 하우리 백신 SW가 각각 도입돼 2021년까지 운용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6년 국방망 해킹 사고 이후 보안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내·외부망을 분리해 백신을 운용해왔다.
무엇보다 수년간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안랩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결과에 관심을 모았다.
그 동안 국방부 백신사업은 턴키 방식으로 진행, 가뜩이나 적은 예산으로 시스템 구축까지 감당하기 버거워 업체들이 참여를 꺼렸던 것. 심지어 '독이 든 성배'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사업이 나올 때마다 유찰이 반복됐을 정도다.
가장 최근 사업에서도 세 차례 유찰 끝에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한 하우리의 백신 SW를 내부망에 도입했다.
결국 국방부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따로 선정, 백신 SW 회사의 참여를 유도했다. 올해 예산을 2배 가까이 늘리고, 백신 SW 구매과 시스템 구축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 예산은 100억원에 가까운 규모로 백신 SW 구매에만 33억원 정도가 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의 요구가 일부 반영된 셈이다.
의외인 건 하우리가 재선정됐다는 점. 국방부가 '해킹을 당한 보안 회사에 사업을 맡긴다'는 여론을 의식해 하우리를 배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국방부는 하우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낸 상태다.
그러나 하우리는 과거와 달리 안랩, 이스트시큐리티 같은 경쟁사까지 참여한 이번 사업에서 제품 평가(BMT)를 거쳐 다시 선택을 받아 오히려 조금이나마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현재 국방부가 내부망에 사용중인 하우리 백신 SW의 계약기간은 12월 말이면 끝난다. 내년부터 안랩 백신 SW가 이를 대체하게 된다.
다만 시스템 구축 사업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사업자는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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