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생수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수제조사는 60여 개, 브랜드만 200여 개에 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각 기업마다 생존잔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생수시장의 생존전략이 프리미엄으로 기울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6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일반 생수 시장 규모는 약 1조1천524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4년 약 6천40억 원과 비교하면 4년 새 두 배 가량 커졌다.
판매량 역시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관련업계 집계결과, 판매량 기준(Kl)으로 지난 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탄산음료·탄산수는 각각 10%, 커피는 24% 성장했지만 생수는 37%나 증가했다. 국민 1인당 2015년에는 소매점에서 구매해 마신 생수가 약 26L인데, 2018년에는 10L가 증가한 약 36L씩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500mL 생수 기준으로는 72개에 달한다.
또 생수는 지난해 전국 식품 소매점에 유통되는 다양한 음료 제품 중 판매량(kL) 부문에서 압도적인 1등을 차지했다. 생수는 지난해 전년대비 약 7% 증가한 총 183만5천823kL가 판매됐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유통업체들도 생수 전쟁이 뛰어 들었다. 제주삼다수·아이시스·백산수와 함께 3개 브랜드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프리미엄'과 '초저가'를 앞세운 제품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업계 1위는 '제주삼다수(39.8%)'가 차지하고 있으며, '아이시스(13.2%)', '백산수(8.5%)', '평창수(4.5%)'가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올 초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겨냥해 '최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형마트들은 지난 9월 '초저가 생수'를 대표 상품으로 내걸고 고객들을 끌어들였다. 이마트는 '이마트 국민워터' 2L, 6병을 1천880원에 선보였고, 홈플러스는 PB생수 '바른샘물'을 1인당 2묶음 한정으로 1천590원에 판매한 바 있다. 롯데마트 역시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트 2L' 6개를 1천650원에 판매했다.
이커머스 업체들도 자사 브랜드(PB) 제품을 통해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2017년 PB 제품 '탐사수'를 론칭해 시장 공략에 가장 먼저 나섰다. 티몬이 쿠팡의 뒤를 이어 '236미네랄워터'를 내놨다.
후발 업체들도 기존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프리미엄'을 앞세워 판매 경쟁을 벌인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 삼다수'를 겨냥해 '제주산 미네랄 워터'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 업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용암해수 1호 기업인 제이크리에이션은 제주용암수를 이용해 미네랄 함량이 일반 생수보다 10∼20배 높은 건강수 '벨리불리 미네랄 500수(水) 제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미네랄 경도가 500에 달하는 제품으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생수와 탄산음료 등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김동준 제이크리에이션 대표는 "이너뷰티 전문기업인 스팟라이틀리와 공동 개발한 것"이라며 "국내 다이어트 젤리 1위 브랜드인 '벨리불리' 브랜드를 활용해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로 잘 알려진 해외 수입 생수의 미네랄 경도가 300∼400인데 비해, 이번 신제품은 미네랄 경도가 500"이라며 "그동안 제주용암수로 개발한 제품 중 가장 미네랄 함량이 높다"고 덧붙였다.
오리온도 이날 '제주 삼다수'보다 가격이 50원 비싼 미네랄워터 '제주 용암수'로 생수 시장에 첫 진출한다. 기존 생수 가격보다 높게 책정함으로써 '에비앙'과 같은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제품은 제주 용암수의 미네랄 함량을 높이기 위해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한 후 다시 미네랄을 주입하는 공법을 택했다. 오리온은 뒤늦게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제주 용암수'에 프리미엄 생수에 버금가는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상품성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달 국내 출시 후 내년 상반기에는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높은 중국, 베트남에도 '제주 용암수'를 수출할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칼슘, 마그네슘 등 주요 미네랄 함량이 약 100mg/l로, 수입 제품을 제외한 국산 제품 중 미네랄 수치가 아주 높은 편"이라며 "미네랄 함량과 물맛 모두를 잡은 제품으로, '물맛도 다르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휘오 순수'와 '강원 평창수'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다른 업체들과 수원지를 차별화 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경북 울릉군과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만든 LG생활건강은 하루 1천t 취수 허가를 받고, 내년쯤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수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수돗물을 정수해 만든 저가형 '정제수'와 '미네랄 워터'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으로 양분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품질이 이미 상향 평준화된 만큼 유통 경쟁력 혹은 이미지로 승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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