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제네시스는 중국, 유럽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올해 출시되는 SUV 모델을 비롯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네시스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인적쇄신을 단행한 데 이어 신차를 내세워 부진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이 이르면 오는 19일 공개된다. 당초 GV80은 지난달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배출가스 인증 문제 등으로 다소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신차 출시로 인해 시기 조율이 필요하기도 하다. 지난달 현대차 '더 뉴 그랜저'가 출시된 데 이어 12일 기아차 'K5' 출시를 앞두고 자칫 '신차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GV80 출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제네시스의 첫 SUV이자 제네시스의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한 중요한 모델로 꼽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최근 세계적으로 SUV 모델이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GV80으로 유럽, 중국 등의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실제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GV80을 유럽, 중국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 완벽히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유럽은 외국 고급차 브랜드가 자리 잡기 어려운 시장으로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가 장악하고 있다. 실제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G80을 영국에 출시했지만 3년간 50여 대라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사실상 철수한 바 있다.
중국의 경우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과 함께 진출했지만, 2017년 사드 이슈가 터진 이후 제네시스를 비롯해 판매량 부침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저가 차종과 고급 차종으로 양극화됐는데,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모델로 인지도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유럽과 중국에 제네시스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구자영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지난 10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유럽과 중국에 제네시스 판매법인을 설립했다"며 "고급차의 본고장인 유럽과 최대 시장인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제네시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GV80은 성능, 연비, 디자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예상되며, 고급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GV80 이후에도 적극적 신차 출시로 비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인적쇄신도 단행했다. 지난 10월 제네시스사업부장에 이용우 현대차 미주권역지역 담당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 등으로 '해외 영업통'으로 불린다. 제네시스는 이 부사장 선임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전반적으로 중국 시장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같은 달 중국사업총괄에 이광국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하고, 폭스바겐 중국 R&D 담당을 지낸 스벤 파투쉬카를 현대·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V80이 제네시스 브랜드 부활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라며 "제네시스는 시장 성장과 라인업 확대를 기반으로 판매량이 2021년 29만5천 대, 영업이익이 2조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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