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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별세] '인화' 통해 기업성장과 인재양성 이끈 재계의 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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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150배 성장 이끌어…LG 인재육성 요람 '인화원' 개원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인화(人和)는 인간중시의 경영, 소비자를 알고 존중하는 경영, 나아가 국민을 알고 위할 줄 아는 경영, 더 나아가 인류의 장래에 기여하고자 하는 정신을 포용하는 '세계화의 전략경영 이념'으로 승화 발전돼야 한다."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인화 정신을 바탕으로 LG그룹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는 인화 경영을 통해 고객 만족과 인간존중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몸소 실현한 재계의 거목이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 모습 [사진=LG]
구자경 LG 명예회장 모습 [사진=LG]

구자경 명예회장은 유가(儒家)의 엄격한 가풍 속에서도 실사구시를 중시하며 번성해 온 능성 구씨 집안의 후손으로, 1925년 경남 진양군(현 진주시)에서 LG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회장 슬하의 6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형제간의 우애와 근검한 생활을 중요시 하는 가통 속에서, 특히 장남으로서 집안의 중심 역할이 가져야 할 '책임감'과 흐트러짐 없이 가족의 모범이 되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이러한 배경들이 그의 인품을 만들었고 경영자로서 인화 경영을 추진하는데 바탕이 됐다.

구 명예회장은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62세를 일기로 타계함에 따라 45세가 되던 1970년 LG그룹의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구 명예회장이 25년 간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LG그룹은 매출 260억원에서 30조원대로 약 1천150배 성장했고, 임직원 수도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구 명예회장은 인화 정신을 바탕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데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잘 해야겠지만, 그보다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제도에 무게를 두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에 구 명예회장이 그룹의 영속적 발전을 위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실천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재 양성기관인 'LG인화원'의 설립이었다. 구 명예회장은 인화원을 건립하면서 '기업의 백년대계를 다지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표현으로 그룹 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키도 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오른쪽 세번째)이 미국 현지생산법인을 찾았다. [사진=LG]
구자경 LG 명예회장(오른쪽 세번째)이 미국 현지생산법인을 찾았다. [사진=LG]

LG인화원은 교육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측면을 강화해 실무 실행력 증진에 초점을 맞추며 기존의 이론 교육 중심 체계를 혁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에는 기업 교육과정의 우수 사례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뽑은 세계 12대 기업 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구 명예회장은 70세이던 1995년 스스로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임종을 맞을 때까지 자연인으로서 소탈한 삶을 보냈고, 인재 양성을 위한 공익활동에 헌신하는 열정으로 충만한 여생을 보냈다. 구 명예회장은 경영자로의 업적은 물론 은퇴 후의 삶까지 재계의 귀감으로 존경을 받아 왔다.

구 명예회장의 가치관과 경험은 장남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지난해 숙환으로 별세할 때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구 명예회장의 인화 정신이 구본무 회장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이들 부자의 온화한 성품과 인화경영이 LG그룹을 성장시키는데 큰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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