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업계가 실손의료보험 문제로 시끄럽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에 시달리자 내년도 보험료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최근 손해율이 130%에 육박한다며 20% 이상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이란 보험가입자가 질병 또는 상해로 입원·통원 치료시 소비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사가 보상하는 상품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 급여 항목중 본인부담액과 법정비급여 항목의 합계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후 지급한다.
문제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손해율이란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에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전년동기대비 20%포인트 가량 급증하며 2016년(131.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 한해 실손보험으로 인한 손실이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잉진료와 보험사기 등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가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일부 병원들이 이익을 극대화하기기 위해 내원한 환자에게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물은 뒤 고가의 진료를 권하는 경우가 빈번한 실정이다. 일부 가입자들도 본전 생각으로 이에 동조하며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보험사기 역시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꼽힌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7천9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3%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적발금액이 4천134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따른 풍선효과로 손해율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정치적인 문제가 결합될 수 있으니 논외로 하겠다.
문제는 이와 같은 과잉진료와 보험사기 등으로 인해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점이다. 정말 아플 때만 병원을 찾고, 증상에 합당한 진료를 받는 사람들의 보험료도 내년에는 함께 오르게 된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는 마당에 가입자의 고정적인 부담이 더욱 늘게 된 셈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당국이 실손보험료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의 실손보험 구조가 의료 이용을 부추긴다고 보고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내년 실손보험 인상이 확실시된다. 현재 인상폭 조율만이 남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서민 물가에 민감한 당국이 개입해 최종 인상률은 한자리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료 인상이 확실해진 만큼 당국은 보험료 차등 적용 방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도입해 모럴헤저드를 줄이고 선량한 가입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보험사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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