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미래차 시장에서 떠오르는 분야 중 하나는 '친환경차'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이 당면한 난제를 풀 단서 역시 친환경차에서 찾아보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데, 전기를 얻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전기차는 전기에너지를 전기 모터로 공급하는 반면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힌다.
정부는 2030년 전기차·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을 세계 1위 수준인 3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의 전기차·수소차…글로벌 3대 전동차 기업 목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수소경제' 확산에 공을 들이는 등 친환경차에 집중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출범한 수소경제 관련 세계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수소경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세계적 차원의 국가·기업간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일찍이 미래 친환경차에 관심을 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i10' 순수전기차를 공개했고, 지난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 FCEV'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재까지 양산형 고속전기차 '블루온', 기아차 '레이'·'쏘울' 전기차와 현대차 '아이오닉'·'포터' 전기차, 현대차 수소차 '넥쏘' 등을 출시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넥쏘'가 수소차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넥쏘 판매량은 1천948대로,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1천549대)를 앞질렀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소차를 선보였지만, 1년 늦게 시장에 진입한 토요타에 밀린 바 있다. 하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넥쏘'를 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되는 모습이다. 넥쏘 판매량은 지난해 900여 대 수준이었는데,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내수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신차 절반 수준인 23종을 전기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천600대를 순차적으로 수출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 열차, 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목표는 최근 발표한 '2025 전략'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수소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를 67만 대로 확대해 글로벌 3대 전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또한 한국·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은 2030년부터,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2035년부터 적극적으로 신차에 전동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2021년부터 파생 및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2024년 이후에는 전동화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에 투자,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9월에는 BMW그룹, 다임러그룹, 폭스바겐그룹, 포드 모터 등 완성차 업체 4개사가 유럽에 공동 설립한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 업체 '아이오니티'에 전략투자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전기차·수소차 확산 빠르게 되려면…가격 부담 완화·인프라 확충 관건
전기차와 수소차 확산을 위해서는 원가 절감과 인프라 확충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정부가 친환경차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낮추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수요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이상택 전자부품연구원 자동차전장연구센터장은 "현재 전기차 시장이 우호적인 편이지만,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조금이 없어도 전기차가 활성화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하며, 이에 맞춰 사업화와 부품 방향도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분에서는 수소차가 전기차에 비해 훨씬 부족한 상황이다. 수소차 충전소는 전기차에 비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확충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 말까지 수소충전소는 86개(착공 포함), 전기충전기는 5천800기가 구축될 전망이다.
다만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완충 시 주행거리가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차는 5분 내외로 완전히 충전할 수 있고, 완충 시 4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넥쏘'의 경우 최대 609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기차는 급속 충전을 해도 20~40분의 시간이 걸리고, 완충 시 주행거리는 200km 정도다.
권낙현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실장은 "전기차 충전소는 이미 모든 기술을 갖추고 있고, 인프라가 있어 수소차에 비해 비교적 쉽게 구축할 수 있다"며 "수소충전소의 경우 건설 비용이 많이 들고, 압축·액화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충전소가 보급돼야 수소차의 빠른 확산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차 인프라 확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충전소는 2022년 310개에서 2030년 660개, 전기충전기는 2022년 1만 기에서 2025년 1만5천 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2025년까지 충전 시간을 15분까지 줄이고, 완충으로 운행 가능한 주행거리는 600km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차의 경우 2022년까지 내구성을 16만km에서 50만km로 늘리고, 현재 7천만 원 수준의 가격을 2025년까지 4천만 원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2022년까지 예정된 전기차·수소차 보조금 지원도 이후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친환경차 구매 시 지원되는 개별소비세, 취득세 인하는 2022년, 2021년 일몰하는데, 이에 앞서 연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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