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공격적 투자의 역풍을 맞아 '비상경영'을 선언한 CJ제일제당이 식품사업부문을 총괄하던 강신호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CJ그룹은 강 대표를 CJ제일제당의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전임 신현재 대표를 CJ기술원장으로 재배치하는 인사를 30일 단행했다. 강 신임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한 업적을 인정받아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강 대표의 발탁을 연이은 인수합병(M&A) 속 CJ제일제당의 실적 개선을 이끌 '구원등판'으로 해석된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2조 원에 인수하고, 2017년 브라질 사료업체 셀렉타를 3천6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 확장 전략을 펼쳤지만 지속적인 영업이익률 하락을 보이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서울 가양동 부지 매각 등을 통해 긴급 자금 조달에 나섰다. 또 지난 10월 신 전 대표가 '비상경영'을 선포한 데 이어 외식사업부 축소, 3년차 대리를 포함한 인력 재배치를 단행해 조직 효율화를 도모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신 대표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는 계속되는 국내외 경기침체,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와 미중 무역전쟁 등 직·간접적으로 경영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이슈들이 쉽지 않은 경영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미래 성장을 위해 신공장 증설, 대규모 M&A 등 투자를 이어왔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빠르게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재계는 '비비고'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만큼 식품 사업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강 신임 대표가 역량을 발휘해 CJ제일제당의 재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기존 공동 대표 체제에 가깝게 운영되던 '컨트롤 타워'를 단일화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던 와중에도 '비비고' 등 식품 사업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이를 강 신임 대표가 이끈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역량을 발휘해 CJ제일제당의 최근 경영전략인 수익성 개선에 강 신임 대표가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CJ그룹은 이날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에 차인혁 부사장을 선임하고,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 CJ대한통운 유도선 SCM 부문장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58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신임 임원은 19명이 배출돼 지난해 35명 대비 줄었으며, 평균 연령도 45.3세로 지난해 47세보다 낮아졌다.
CJ그룹 관계자는 "내년은 그룹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성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라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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