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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쌍용차, 복직대기자에 연기 통보…"사회적 합의 깼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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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 복직'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10년이란 길고 긴 투쟁 끝에 내년 1월 복직을 앞두고 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사측으로부터 복직 무기한 연기 통보를 받았다. 이에 해고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이 최근 마련한 자구안을 통과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사회적 합의 파기를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쌍용차 해고자 복직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뿐 아니라 인권단체, 종교계, 노동계, 법조계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내년 1월 복직을 앞두고 있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는 46명이다. 앞서 지난 2018년 9월 쌍용차 사측과 노동조합(기업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009년 정리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 복직을 위한 합의를 했다. 이 합의에 따라 해고노동자들이 단계적으로 복직했으며, 현재 46명만이 무급 휴직 상태로 내년 1월 복직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24일 사측이 46명의 복직 대기자들에게 복직 무기한 연기 통보를 한 것이다.

복직 대기자인 이충재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2월 초부터 복직을 준비했다"며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니던 회사에도 그만둔다 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인사하고 평택으로 이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난 24일 오후 4시 쯤 복직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문자를 사측으로부터 받았다"며 "복직한다는 생각에 힘든지도 모르고 이삿짐을 날랐는데 일주일 전에 일방적으로 통보받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 다른 복직 대기자 김상민 씨는 "생계를 위해 다시 방황하며 떠돌고 싶지 않다"며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가족을 옆에서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노사(사측과 기업노조)가 사회적 합의를 파기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은 "2012년 겨울 평택에서 올라와 이곳에서 농성을 했다"며 "어렵게 사회적 합의에, 노사정 합의까지 만들어내서 복직시키기로 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를 배제한 채 노사가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대법원 판례에 나와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국민 염원 속에 만든 사회적 합의를 노사가 마음대로 파기하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지는 사회적 합의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어떠한 법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30일 열린 '쌍용차 해고자 복직'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 [황금빛 기자]
30일 열린 '쌍용차 해고자 복직'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 [황금빛 기자]

특히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46명에 대한 복직 무기한 연기 통보에는 노사가 최근 마련한 자구안을 통과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고 반발했다. 쌍용차 노사는 현재 2020년 임단협 사전 동결, 연말 일시금 100만 원 삭감, 상여금 200% 반납, 연말 성과급과 생산격려금 반납, 연차 수당 지급률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구안을 마련하고 이달 31일까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내부 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 파기를 넘어 46명을 인질로 잡은 것"이라며 "쌍용차 자구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인질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이 싸움을 반드시 끝장내겠다"며 "사회적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책임자를 분명히 찾아낼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복직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김정욱 씨는 "최근에 쌍용차가 어렵다고 노사가 자구안을 만들어 자구안에 대해 동의서를 쓰라고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공장 안 노동자들이 혹시 잘못하면 해고되지 않을까 동의서를 보면서 벌벌 떨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46명의 복직 대기자들은 예정대로 내년 1월 복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직 대기자 가운데 한 명인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오늘 합의 파기의 책임이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선언하고 마음이 무거워도 공장 안에서 싸울 것이다"며 "지난해 노사정 합의에 따라 내년 1월 출근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동지들과 내년 1월 6일 공장으로 출근할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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