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경자년 새해 보험업계의 화두는 '생존'과 '소비자 신뢰 회복'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제로성장이 예상되자 보험사 스스로 자구노력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각각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기준금리 하락으로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도전을 마주 할 수도 있다”며 “심화되는 저금리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생명보험은 금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금융산업이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과거 고금리 계약의 부채적립 부담은 높아져 이차역마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생보사들은 과거 5% 이상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의 만기 도래로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3.43%로 전년 대비 0.22%포인트 감소했다.
신 회장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과 건전성 강화 정책은 생보업계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며 "IFRS17과 K-ICS의 도입시점의 금리 수준에 따라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 신뢰 회복을 통해 생명보험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일은 힘들고 어렵지만 지속성장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인 영업성과 중심이 아닌 장기적인 내재가치 중심으로의 경영목표 전환을 주문했다. 상품개발 단계에서부터 분쟁 리스크를 차단하고, 계약 체결 및 유지·관리 과정에서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시행을 앞둔 판매수수료 개편 감독규정 개정사항이 영업현장 속에 잘 정착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의료자문제도와 손해사정제도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여 공정한 보험금 지급 기반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손보업계에 닥친 어려움을 우려하면서 혁신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주문했다.
그는 "경기 회복 전망은 아직도 불확실하고, 치솟는 손해율로 인해 우리 손해보험업계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며 "그간 우리가 누려왔던 양적 성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기에 새로운 시장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손보사들은 주력상품인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에 육박하고 있고, 실손보험 손해율도 130% 가량 치솟았다.
이에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손해율을 개선할 만한 수준까지 인상폭을 올리진 못할 전망이다. 대신에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혁신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모델을 구축, 위기를 회복하자는 것이다.
또한 김 회장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굿-인슈어런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보업계가 소비자에 발맞추지 않고 단기적인 매출 경쟁에만 매몰된다면, 불신과 외면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손해보험은 민원이 많은 업종 중 하나"라며 "민원에 대한 업계의 자율조정 역량 강화를 통해 단순한 불편사항이 분쟁과 소송으로까지 이어져 불필요한 비용과 불신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금융 민원 중 보험권 비중이 61.9%(생보 24.8%·손보 37.1%)로 가장 높았다. 생보 민원은 1만5천135건으로 6.7% 줄었지만 손보 민원은 2만2천682건으로 2.6%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와 시장포화 상태 등으로 인해 올해 보험사들의 전망 역시 어렵다는 것이 기정사실"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신시장을 개척해 어려움을 타개하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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