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에도 파격적인 행복경영에 나선다. 최 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과 100회 행복토크를 진행하며 행복경영론을 설파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이 주체적으로 나서는 방향으로의 행복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새해 첫 행보로 신년사 없이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신년회는 별도의 신년사 없이 이해관계자 인터뷰, 특별 초청한 이해관계자 대표들의 현장 발언, 신입사원을 포함한 구성원들간 대담으로만 꾸며졌다.
통상 기업 경영진들이 신년사를 통해 구성원에게 경영방침을 제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이는 SK가 지향하는 행복과 딥 체인지를 고객, 사회와 함께 만들고 이루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최 회장은 그동안 구성원 및 이해관계자의 행복실현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로써 최 회장은 행복경영을 위한 공개적인 행보 대신 계열사별 행복전략 방향성과 추진성과 등을 점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 회장이 주도적으로 그룹의 경영과제를 행복과 딥 체인지로 정하고 강하게 추진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구성원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SK그룹 측은 강조했다. 행복경영에 시민과 고객, 구성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최 회장은 계열사들의 구성원 행복 증진을 위한 계량화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성원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비전매력도, 공정성, 자부심, 동료애, 평균근속률, 이직률, 연봉, 자기개발률 등을 계열사의 경영성과와 접목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달 100회 행복토크에서 "행복경영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반 경영에서 하듯이 '측정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며 "구성원 행복과 관련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해 자원과 역량을 어디에 우선 투입할지 등을 결정하면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부터 회계장부에 경제적 가치(EV)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SV)를 함께 기입하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을 도입했다. ▲경제간접 기여 성과(고용, 배당, 납세)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 사회, 지배구조) ▲사회공헌 사회성과(기부, 자원봉사) 등에서 발생한 가치를 계량화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행복경영 및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국내·국제적 연대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최 회장은 경영이념으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내건 포스코와 교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독일 화학 기업 바스프와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기업들과 사회적 가치 국제 표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편, SK는 현재 그룹 경영철학과 실행원리를 집대성한 'SKMS(SK Management System)'를 개정하고 있다. 경영의 궁극적 목적을 '구성원의 행복'으로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구성원들이 역량개발을 행복 증진의 큰 요소로 삼고 있는 만큼 그룹 교육 플랫폼 'SK 유니버시티(가칭)'를 조만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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