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임기 2년차를 맞은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업계 숙원 사업인 예금보험료 인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예보료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당국이 예보료 부과 기준을 변경하면서 예보료가 소폭 인하될 전망이지만 업계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예보료 산정시 예금담보대출과 보험약관대출을 제외하는 등 예보료 부과 기준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금융사들의 예보료가 인하될 전망이다. 그간 금융사들은 예보료 산정 시 예금담보대출과 보험사의 약관대출을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해온 바 있다.
예보료란 예금업무를 취급하는 금융사가 경영 부실 등으로 인해 고객의 돈(1인당 5000만원 한도)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에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에 적립해두는 돈을 말한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다른 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예보료를 부담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0.4%로 은행(0.08%), 보험(0.15%)보다 많게는 다섯 배 가량 높다. 2018년 저축은행업계는 예보료로 1871억 원을 부담했다.
이에 박 회장은 지난해 1월 회장 당선 직후 우선 과제로 타 업권보다 높은 예보료율 인하를 내세웠다. 이후 이를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해왔다.
예보료 인하의 주요 근거는 저축은행의 건전성지표 개선이다. 지난해 9월 말 저축은행들의 총여신 연체율은 4.2%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 여신(NPL)비율은 5.1%로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줄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8%로 2018년 말보다 0.7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업계는 예보료 인하가 현실화 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예보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로 파산한 저축은행에 27조원 가량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절반 가량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또한 여전히 타업권에서 저축은행 특별계정에 예보료를 넣고 있는 상황에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예보는 저축은행의 예보료율 인하보다는 차등예보료 등급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1년부터 현행 3개 평가 등급을 5개 등급으로 나눠 건전성이 최우수인 회사에는 10% 보험료 할인을, 가장 미흡한 회사에는 10% 할증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3개 등급으로 1등급은 7%를 할인해주고, 3등급은 7%를 할증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향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기에 현재의 예보료율은 저축은행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라며 "부실 책임이 있는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남아있는 저축은행들의 건전성도 개선됐기에 예보료율이 인하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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