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정유업체들에 대한 눈높이가 정제마진 회복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다소 낮아진 분위기다. IMO2020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정유주의 올해 추정 실적과 목표주가는 IMO2020 효과 지연 가능성으로 인해 하향되는 추세다.
정유업체들의 이익의 핵심은 정제마진이다. 그간 약세를 보였던 정제마진은 올해 상반기부터 상승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9월 배럴당 7.7달러를 기록한 이후 10월 4.1달러, 11월 0.7달러, 12월 –0.1달러로 4분기 동안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 상반기부터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 하락은 공급과잉이나 수요둔화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정제마진은 현재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으로 지난해 하락추세를 보였던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정유주의 주가는 12월 초를 기점으로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주가는 12월말 들어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 정제마진 회복이 점쳐지면서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 함량 규제(IMO2020) 효과의 불확실성으로 실적 개선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서다.
IMO2020은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까지 낮추며 규제 강도를 높인 것이 IMO2020의 핵심이다.
정유업계는 IMO2020 시행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대표 업종으로 꼽혔다. 저유황연료유(LSFO) 및 경유를 혼합한 블렌딩 LSFO 수요 증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블렌딩 LSFO가 연소과정에서 엔진 계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로 인해 선박회사들이 블렌딩 LSFO의 사용을 꺼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MO2020 시행에 따른 경유 이전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의 시행 효과는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MO2020 효과가 불투명해지며 양사의 추정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선 지난해 12월 중 증권사가 내놓은 양사의 올해 실적 추정치평균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매출 51조3천430억원, 영업이익 1조9천910억원이며 에쓰오일은 매출 25조230억원, 영업이익 1조3천630억원이다.
하지만 수요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달 들어 예상 실적이 낮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50조1천550억원, 영업이익 1조6천640억원으로 떨어졌고 에쓰오일은 매출 24조950억원, 영업이익 1조2천580억원으로 종전 예상치보다 낮아졌다.
추정 실적 하향에 따라 DB금융투자는 18만5천원, 유안타증권은 19만원, 하이투자증권은 20만원으로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낮췄다. 에쓰오일에 대해서는 현대차증권과 DB금융투자는 12만원, KB증권은 12만3천원으로 목표가를 하향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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