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경영진 전반의 불법행위를 감시할 준법감시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법무법인 지평 김지형 대표변호사(전 대법관)는 "삼성그룹 준법 및 윤리경영 파수꾼 역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독립성, 자율성을 생명으로 철저히 독자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행위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예고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해서도 "직접 만나 본인으로부터 이같은 원칙을 흔쾌히 수락받았다"고 못박았다.
9일 김지형 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사회는 기업으로서 삼성의 성공을 바라지 실패를 바라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 문제의 적대적, 냉소적 시선이 삼성의 최고 경영진들을 향하고 있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경영진이 변해야 삼성이, 삼성이 변해야 기업 전반이, 기업이 변해야 세상이 변할 것"이라며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최고경영진의 기업가 정신이 올바로 발현되고 위대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준법감시에서 성역을 두지 않고 대외후원금, 특수관계인 및 계열사 거래, 협력업체와의 하도급행위 거래 및 (총수일가 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은 물론 노조문제, 경영권 승계에서도 감시의 예외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7인으로 구성된다. 김 위원장 외 고계현 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대검 전 차장(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대학원 교수,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위원으로 선임됐다.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관여 없이 제가 독자적으로 참여를 권유, 수락을 받은 것"이라며 "회사측 이인용 고문도 삼성전자 백혈병문제 조정위원회 활동 당시 (위원장이던) 저와 많이 실랑이 하던 사이"라고 말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 1차 공판 당시 서울고법 재판부가 주문한 사항이기도 하다. 당시 정준영 부자유판사는 "국정농단 사건은 총수, 최고위 임원들이 계획적으로 가담한 뇌물 범죄"라며 "재발방지를 위해선 실효적인 준법 감시제도가 필요하다. 삼성 내부 총수들도 두려워할 제도가 있었다면 범죄를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이 부회장 등 피고인을 향해 주문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성에 대한 보장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위원회 구성부터 운영까지 완전한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다"며 "이 부회장 본인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사회와 관계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며 별도 사무기구를 둘 방침이다. 1월 중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SDI, 삼성전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주요 계열사와 협약으로 세부적인 운영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계열사의 주요 의결사항에 법 위반 리스크가 없는지 사전 모니터하고 사후에도 검토할 것"이라며 "최고경영진의 위반행위에 대해선 위원회가 직접 조사하거나 신고를 받는 체계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준법감시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글로벌 수준의 준법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이사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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