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무적인 부담과 함께 실적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핵심이다.
14일 증권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업가치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해 크게 하락하고, 이로 인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과 관련해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재무적인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은 2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 중 HDC현대산업개발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래에셋대우가 부담하는 5천억원을 제외한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보유현금 5천억원, 유상증자 4천억원, 회사채 3천억원, 교환사채(EB) 3천억원,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 4천억원 등을 통해 총 2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자금조달 방법 중 유상증자는 대개 주가하락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자본조달 방식으로 평가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유상증자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3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천75억원(보통주 2천196만9천110주)의 유상증자를 실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에 보탤 계획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신용등급과 기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유상증자 결정은 결국 주주가치에 대한 회사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입금 확대도 비판 지점이다. 차입금을 늘리게 되면 순현금(현금성자산-장단기차입금)이 줄어들게 되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대금 중 3천억원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제 사용하는 현금은 5천억원 수준이지만 차입금 자체가 늘어나다 보니 순현금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실적 차원에서도 기업가치 하락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인수 후 영업정상화가 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결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천739억원의 영업손실과 5천2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연말 기준으로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역시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백재승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거나 최소한 실적 개선에 확신을 줄 수 있는 계획 발표 전까지 투자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기존 4만3천원에서 2만4천원으로 44.2% 내렸으며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만원에서 2만5천원으로 37.5%, 삼성증권은 3만4천원에서 2만4천원으로 29.4% 대폭 하향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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