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에 공공와이파이를 대거 설치해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내후년까지 5천800억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인데,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1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년까지 전국에 5만3천여 개의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공약이 수권정당의 1호 공약으로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데이터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 공공와이파이를 확대 구축해 사회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의 가계통신비 경감에 기여하도록 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게 공약의 핵심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공공와이파이 정책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 추진돼왔다. 와이파이 설비의 구축 재원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와 통신사업자가 반씩 부담하는 형식이었다. 이후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보편요금제 도입, 버스·지하철 공공와이파이 확대 정책을 내놨다.
올해는 전국 모든 시내버스와 학교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등 480억원의 예산이 확정돼 있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2천600억원과 2천700억원을 들여 총 5만3천여 개의 와이파이 AP를 구축해나간다는 구상이다.
내년 예산에는 이미 구축된 공공와이파이에 대한 실태·품질 점검비용과 보안이 강화된 '와이파이6(802.11ax)' AP 교체비용, 회선료가 포함된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이 같은 공약은 특히 데이터사용량이 많은 2030세대의 통신비 절감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여당은 기대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스마트폰 당 데이터 이용량 중 와이파이의 부하분산 비율이 73%로 OECD 13개 국가 중 최고치라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지난해 4월 5세대 통신(5G)이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 공공와이파이의 통신비 절감효과가 온전히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트래픽·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5G 가입자 중 데이터무제한요금제 사용자는 270만여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9%에 달했다. 이는 요금제별 전체 트래픽을 가입자 1인당 트래픽으로 나눈 값으로 역산한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LTE 가입자의 데이터무제한요금제 이용 비율도 30% 초반이다.
또한 이 같은 공약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통신사업자의 투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공공와이파이가 공공기관을 통해 일반인에게 제공이 되더라도 민간사업자의 통신망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다"며, "민간이 떠앉게 될 비용을 정부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다만 "와이파이 구축비용은 정부와 민간이 1대1로 부담하는 방식이지만, 점차 정부의 부담액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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