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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DLF·라임펀드에 놀란 투자자들 "돈 맡길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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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돈을 넣을 데가 없다. 1천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에 가장 기본적인 저축상품인 예금 금리는 최저 1% 미만으로까지 떨어졌다.

하나은행 5% 적금이 현재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고, 접속자 폭주로 앱 서비스 지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얼마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이자 높은 금융상품에 목 말라 있는지를 보여준다.

은행 영업창구 [사진=뉴시스]
은행 영업창구 [사진=뉴시스]

금융위기 전 골디락스 시기에는 주식형 펀드에 넣어두면 1년에 50%, 100%씩 '대박'이 나곤 했다. 하지만 펀드 열풍 2~3년 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원금은 반토막도 넘게 깎였다.

그때에 비해 요즘 투자자들은 큰 탐욕이 없다. 기껏해야 2%도 안되는 예적금 금리보다는 조금 더 받았으면 하는 정도겠다. 5%를 준다면 감지덕지다.

그런데 이처럼 소박한 기대수익률을 만족시켜주는 금융상품도 좀처럼 없다.

최근 대량 손실 사태로 문제가 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수익률은 최대 4%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환매 중단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기약 없어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가 주로 투자한 것도 전환사채(CB) 등의 '메자닌 투자'다. 주식보다 안전하고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리스크와 기대수익률 간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 위험도가 높으면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고, 위험도가 낮으면 수익률도 낮은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바란 것이 아닌데도 뒤통수를 맞았다. 은행, 증권사 등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다. 그러니 부동자금을 갈 곳을 잃고 투자처를 찾아 헤맬 수 밖에 없다.

DLF 사태를 겪은 은행들은 체질개선을 하겠다고 나섰다. 판매실적에만 중점을 둔 직원평가제도를 개편하고, 수수료 수익에 목을 매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동안 한국 자산관리 시장은 새로운 상품이 인기를 끌면 우르르 돈이 몰렸다가 부작용이 터진 뒤 사그러드는 진통을 여러 번 겪어왔다. 이번에야 말로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은행들의 환골탈태를 기대해본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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