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매출 타격을 입은 백화점들이 예정되지 않았던 '휴점일'을 정하는 등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확진자와 접촉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불안을 느낀 쇼핑객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점포 문을 닫고 대대적인 방역 작업을 벌이는 것이 영업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오는 10일 대부분의 점포 영업을 중단한다. 롯데는 백화점 전 점포의 문을 10일 일제히 닫는 대신, 아울렛 점포는 각 지역별로 다르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롯데 아울렛 광교점은 오는 24일, 아울렛 10개 점은 10일 문을 닫기로 했으며, 수원점과 청주점, 구리점 등 11개 점은 이달 중 휴무일을 정할 예정이다. 또 서울역점과 광명점, 김해점, 아시아폴리스점, 롯데몰동부산점, 파주점, 부여점, 이천점, 기흥점은 쉬지 않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과 미아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포의 문을 10일 닫는다.
백화점들이 1월 설 연휴가 지난 후 2월에 휴무일을 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갤러리아백화점은 경쟁사들에 비해 매출 타격이 크지 않아 10일에 점포 운영을 하는 대신, 다른 날을 휴무일로 정할 지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1~2월 합쳐 3일 정도 쉬기 때문에 이번엔 1월 신정·구정 연휴로 3일 가량 쉬면서 2월 휴무일을 잡지 않았다"며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쇼핑객들이 줄어 매출이 빠진 탓에 방역작업과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해 이번엔 이례적으로 2월에 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화점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 소식이 전해진 후 매출 감소 폭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2일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과 비교해 11% 줄었다. 특히 중국인들의 출입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명동 본점 매출은 전년 대비 30% 급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동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2.6% 줄었다. 명동 본점 매출은 23.5%나 하락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체 매출이 8.5%, 본점인 압구정점이 7% 각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영향 때문에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상품 구매에 나섰던 VIP 고객들마저 쇼핑하기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VIP 고객들의 구매 건수 등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영향을 받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백화점들은 문화센터 강좌도 당분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면역력이 취약할 수 있는 영유아와 임산부들의 건강을 고려해 4일부터 진행하려던 강좌를 임시 휴강 조치했다. 휴강이 결정된 강좌는 환불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수강 인원이 많은 대규모 강좌를 일시 중단할 지를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대형마트들도 이용객들의 안전을 우려해 지자체 주관으로 초등학교 등에 휴교령이 내려진 곳을 중심으로 문화센터를 휴강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오는 9일까지 군산점과 서수원점, 광교점, 부천점, 중동점, 스타필드부천점, 킨텍스점, 풍산점 등 8개점의 문화센터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또 기존의 정규 강좌 외 영유아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각종 이벤트 및 대형 행사를 취소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며, 향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항 등을 예의주시하며 추가적인 조치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평택 2개점, 수원 4개점, 부천 3개점, 고양 2개점에서 운영되던 문화센터를 대상으로 휴강 조치를 단행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군산, 평택, 안성 등 이슈 지역에 있는 문화센터의 영유아·초등 대상 강좌를 우선적으로 휴강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센터 수강생 대부분이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 고객들"이라며 "최근 휴교령이 내려진 지역에선 어린이집도 일부러 안보내는 엄마들이 많아 이 기간 동안 문화센터를 운영한다고 해도 거의 찾는 이들이 없을 것 같아 이 같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들이 급격하게 줄어 백화점, 대형마트 모두 매출 타격이 상당한 반면, 외출을 꺼리는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장을 본 탓에 이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은 급상승한 상태"라며 "지난해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오프라인 기반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 여파로 올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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