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하나은행 '5%' 적금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금리 적금이 자취를 감추자, 1년 꼬박 부어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9만원이 채 되지 않는 이벤트 상품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를 두고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낳은 씁쓸한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3일부터 브랜드 명칭 변경을 기념해 최대 연 5.01%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하나 더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는 연 3.56%이다. 여기에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연 1.25%)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5.0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년제 상품으로 가입금액은 10만~30만원이다.
출시 당일이었던 3일엔 상품에 가입하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오후 한 때 하나은행 모바일뱅킹 앱인 '하나원큐'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었다. 첫날 개설된 적금 계좌만 20만개에 이른다.
사실 납입 금액 규모도 작고 1년제 상품이기 때문에 5%대 금리라 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많지 않다. 월 30만원씩 1년간 적금을 부었을 경우, 만기 시 세전 기준 9만7천695원의 이자가 지급된다. 세금을 떼면 8만2천원 남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대' 금리의 유혹은 강력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연 3%짜리 적금도 시장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의 신규취급액기준 정기적금 상품의 연 평균 금리는 1.93%였다. 2%가 채 되지 않는다.
적금은 아니지만 지난 해 7월 카카오뱅크가 1천만 고객 돌파 기념으로 출시한 연 5% 특판 예금은 판매 시작 1초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이날 PC를 통해 '하나 더 적금'에 가입했다는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금융상품에 평소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금리가 워낙 높기도 하고, 납입 금액도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 가입해봤다"라고 밝혔다.
DLF 사태도 '고금리 적금 쏠림 현상'에 한몫했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 속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DLF에 투자했다가 원금 전부를 잃었던 사례가 나온 만큼, 앞으로는 금융소비자들이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이야기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논란이 됐던 DLF의 경우 연 4% 금리를 줬는데, 그 때도 사람이 많이 몰렸다"라며 "사태가 터진 만큼, 앞으로는 위험이 없는 적금 같은 안정적인 상품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 더 적금'의 판매 기한은 5일 오후 5시까지다. 4일 오후 현재 하나원큐 앱과 홈페이지는 원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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