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액상형(CSV·폐쇄형) 전자담배의 돌풍이 미국발 유해성 논란에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다시 주도권을 쥐는 분위기다. 특히 KT&G와 BAT가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경쟁을 재점화시키는 모습이다.
KT&G가 기존 '릴 하이브리드'의 기능을 개선한 '릴 하이브리드 2.0'을 출시한 시점은 이달 10일. 이 제품은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중 최초로 모든 버튼을 없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기기에 장착해 배터리, 카트리지 잔량, 스틱 잔여 모금 등을 실시간 확인 할 수 있도록 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이에 앞서 BAT코리아는 지난해 11월 '글로 프로'를 출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공략에 재시동을 걸었다. '글로 프로'는 '인덕션 히팅 시스템'을 적용해 가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어드밴스'와 '부스트' 모드를 적용해 사용자가 타격감 및 흡연 시간을 자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두 제품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대비 높은 활용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이에 두 제품의 체험 및 비교를 진행해 봤다. 비교 기준은 ▲담배맛 ▲타격감 및 연무량 ▲디자인 ▲편의성 ▲가열 및 지속속도 등 5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했으며, 궐련은 '믹스 아이스 부스트'와 '네오스틱 제스트 쿨' 두 개 종으로 비교를 진행했다.
◆'최신형' 다운 기능성·높은 만족도 갖춘 '릴 하이브리드 2.0'
'릴 하이브리드 2.0'은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의 '기준'을 깨는 제품이었다. 다소 큰 편이지만 깔끔하게 만들어진 단말기는 손에 쥐기 편했으며, 이번 제품부터 적용된 '스마트 온' 기능 덕에 궐련을 삽입하자마자 경쾌한 진동과 함께 가열이 시작됐다. 오작동을 기대(?)하며 궐련을 다시 뽑았지만 진동과 함께 OLED 창에 경고가 뜨며 어떤 오작동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열까지는 대략 40초 정도가 걸렸으며, 10초가 남자 OLED 창에 시간이 표시돼 가열 완료 시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가열이 완료된 후에는 OLED 창에 흡입이 가능한 횟수가 표기됐다. 최대 흡입 횟수는 일반담배 흡연자의 평균 흡입 횟수로 알려진 14번이었으며, 사용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었을 때는 3분 30초가 지난 후 알람이 울렸고, 30초가 지난 후 전원이 꺼졌다.
'믹스 아이스 부스트'는 일반 멘솔 담배에 풍선껌 향을 첨부한 것과 같은 맛이 났다. 또 타격감은 일반 담배와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었으며, 별도 액상을 통해 연무량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진 '릴 하이브리드' 제품군의 제품답게 연무량도 풍부했다.
별도로 주어지는 청소용 스틱을 이용해 한 번 닦아주면 정리되는 청소 방식도 편리했고, OLED 창으로 배터리·액정 잔량 등을 포함한 기기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어 편의성도 높은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고속 충전 기능을 적용해 노트북에 30분 정도 물려 두자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배터리가 충전됐다.
다만 경쟁 제품 '글로 프로'에 사용되는 '네오스틱' 대비 2개 적은 6개의 '믹스'만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일반 담배와 같이 궐련만 구매해 사용하면 되는 '네오스틱'과 달리 연무용 액정을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도 다소 불편한 점이었다.
◆세련된 디자인·편의성 높은 '글로 프로'
'글로 프로'는 기존 '글로' 시리즈 대비 크기를 크게 줄인 제품이다. 또 그럼에도 배터리 용량 및 사용 횟수는 그대로 유지했으며, 금속 바디를 적용해 멋진 디자인과 높은 내구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출시 당시 '네오스틱 제스트 쿨' 등 새로운 전용 궐련을 함께 선보이는는 등 총 8개의 전용 궐련을 시중에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 선택 다양성도 높였으며, 일반 모드 사용 시 20번을 흡입할 수 있어 더욱 오랜 시간 동안 담배를 즐길 수 있는 점은 장점으로 다가왔다.
다만 기존 '글로'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약한 담배 맛 문제는 '글로 프로'와 리뉴얼된 '네오스틱'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최초 사용 후 5~8번가량 흡입했을 때는 풍부한 담배 맛과 높은 타격감, 그리고 '네오스틱 제스트 쿨'만의 은은한 과일 향이 함께 느껴졌지만, 이후에는 옅은 담배 맛과 낮은 타격감이 이어져 아쉬웠다. 연무량도 구조적 문제로 인해 '릴 하이브리드 2.0'보다 적었다.
이 같은 약점은 '부스트 모드'를 사용할 경우 크게 개선됐다. 짧고 강하게 가열하는 모드 답게 타격감과 맛이 살아났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흡연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부스트 모드'를 사용했을 때 최대 흡입량은 15회로 '릴 하이브리드 2.0'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그럼에도 평균적인 담배 맛과 타격감은 '릴 하이브리드 2.0'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가열 시간 및 사용하지 않을 시의 지속 시간은 '릴 하이브리드 2.0'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지 않을 시 가열에는 35초가 걸렸고, 약 3분 30초 정도가 지난 후 알림 진동이 울렸다. 이후 15초가 지나자 전원이 꺼졌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했을 때에는 15초 내외로 가열이 완료돼 빠르게 흡연을 즐길 수 있었다.
청소 및 편의성도 뛰어났다. 크기가 작은 만큼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었으며, 기기 하단의 뚜껑을 연 후 전용 솔을 삽입해 몇 번만 왕복해 주면 깔끔하게 청소되는 '글로'만의 방식은 생각 이상의 편리함을 줬다.
또 고속 충전은 별도로 적용되지 않았지만, 충전 시간은 '릴 하이브리드 2.0'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급한 상황에서도 잠시만 충전하면 사용할 수 있어 불편함도 적었다.
업계는 정부 규제 및 유해성 분석 등의 행정 절차로 인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궐련형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반담배 대비 낮은 수준의 흡연 경험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전자담배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기술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릴 하이브리드' 시리즈의 경우 출시 당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되던 연무량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둔 제품으로, 출시 후 갑당 10% 가량 비싼 가격에도 시장에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며 "이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를 거친 다양한 혁신 제품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시장 발전을 이끌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