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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號 9년 ㊤] 원리더 굳힌 '뉴롯데' 강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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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대적 개편…미래 먹거리 화학으로 주력 이동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취임 9년을 맞았다. 그는 한국 롯데그룹 오너로서 명실공히 '롯데의 얼굴'로 자리 잡았다. 경영은 물론 그룹 내부의 각종 현안을 꼼꼼히 챙기기로 유명하다. 재계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근면·성실′과 뚝심있는 경영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롯데의 DNA를 바꿔놨다는 평가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신동빈 체제'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미 '형제의 난'을 통해 신 회장이 그룹을 장악한 데다, 한·일 양국의 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향후 신 회장은 '원톱 체제'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보폭을 넓힌 행보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 2011년 2월 ′신격호 롯데′ 체제에서 44년 만에 2세 경영자인 ′신동빈 롯데′로 탈바꿈했다. 1997년 부회장 승진 이후 14년 만이었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롯데그룹에 참여한 지 21년 만이었다.

신 회장은 1955년 일본에서 태어나 아오야마 가쿠인(靑山學院)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81년부터 88년 2월까지 일본 노무라증권의 런던 지점에서 일하며 국제 금융 감각을 키웠다. 88년 일본롯데 상사 입사에 이어 90년에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50년간 롯데그룹을 재계 5위 기업으로 키웠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내수 위주의 사업으로 평가된다면 신 회장 이후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미 신 회장이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한 상태라 경영권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6월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되면서 한·일 롯데그룹 수장임을 분명히 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일각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일본 주주들의 신임이 막강한 만큼 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아우르며 원톱의 자리에 있는 지금의 지배 체제가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롯데그룹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100년 기업 롯데’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평소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이지만 사업적으로는 적극적인 행보를 나선다는 평가를 내린다.

롯데그룹은 ▲유통 ▲석유화학·건설 ▲식·음료 ▲관광·서비스 등 4개의 축으로 움직인다. 지금의 롯데를 만든 핵심 부문은 유통이다. 신 회장은 '글로벌 롯데'란 키워드를 제시하며 해외 진출도 강조하고 있다. 화학뿐 아니라 유통, 식품, 관광 등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해외에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중국에서 실패를 거울 삼아 제대로 된 성공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이다.

실제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괄목한만한 성과는 신 회장이 직접 진두진휘했다. 베트남에는 롯데 16개 계열사가 나가 있다. 2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리아를 비롯해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호찌민, 하노이 등 주요 거점 도시에 진출한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이 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다. 특히 하노이에 2014년 지은 ‘롯데센터 하노이’는 상징성이 크다.

아울러 미얀마, 인도 등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회장이 2012년 미얀마를 방문해 가능성을 엿본 뒤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2013년 롯데리아 1호점을 양곤에 열었다. 2014년 롯데칠성음료는 미얀마 현지 음료기업 MGS베버리지와 합작법인을 세웠다. 2017년 9월엔 롯데호텔양곤도 열었다. 롯데제과는 2019년 초 미얀마 현지 기업 메이슨을 인수했다. 미얀마에 3개 제빵 공장을 운영 중인 현지 1위 회사다.

인도 역시 신 회장이 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곳 중 하나다. 2010년 초코파이 제1공장을 지었고, 2015년에는 델리지역에 추가로 공장을 설립했다. 2017년 현지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를 인수해 빙과사업도 벌이고 있다. 또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첨단소재 등이 현지 법인을 두고 진출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그룹 내 무게 중심은 유통기업에서 석유화학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은 호남석유화학이다. 신 회장은 1990년 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석유화학 분야의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롯데는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3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국내 화학업계 최대 거래이자 롯데그룹 창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M&A였다. 이렇게 해서 석유화학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재계에선 "그동안 신동빈 회장은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경영 효율화와 경영권 완정화를 위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뚝심 있게 추진해왔다"며 "신동빈 회장은 '원톱 체제'에 쐐기를 박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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