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주요 손보사들의 순이익은 약 30% 가량 줄었고, 일부 중소형 손보사들은 적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올해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천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천2691억원으로 27.9% 줄었고,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도 3천876억원, 2천34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7.9%, 10.7% 감소했다.
주요 손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만이 실적이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보험 영업 비중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3천1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28.4%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시장 포화로 인한 경쟁 심화와 더불어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악화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지난해 손해율이 100%를 넘기면서 손실액이 1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약 130%까지 상승하면서 약 2조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올해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3.5% 올렸고, 실손보험의 경우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은 평균 9% 인상, 신실손 보험료는 평균 9% 인하했다. 보험료 인상과 더불어 손보사들은 조직 슬림화, 사업비 절감 등의 자구 노력도 펼치고 있다.
손보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망 역시 어둡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포화 상태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가 마땅치 않은 데다 보험료 인상폭도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축소되면서 손해율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전반이 어렵지만 손해보험업계는 사실상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며 "어떻게든 개선의 여지를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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