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는 데도 불구하고 배당은 오히려 확대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실적은 하락했지만 배당총액, 시가배당률, 배당성향 등 배당 관련 수치들은 모두 높아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상장사는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현대에이치씨엔, 현대리바트, 한섬, 에버다임 등 모두 7곳이다.
7개 상장사의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은 2018년 6천529억원에서 지난해 5천528억원으로 15.3%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2018년 6천212억원에서 4천310억원으로 30.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 영업이익의 경우 에버다임이 78.4%나 급감한 것을 비롯해 현대리바트(-50.9%), 현대그린푸드(-34.4%), 현대백화점(-18.1%), 현대에이치씨엔(-12.1%)이 감소한 반면 한섬(16.7%)과 현대홈쇼핑(15.3%)은 증가했다.
이처럼 그룹 전체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예년에 비해 배당액은 소폭이나마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7개사의 배당총액은 2018년 840억3천만원에서 지난해 842억6천만원으로 2억3천만원(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 배당총액은 현대백화점이 전년 대비 10% 늘어나고 현대홈쇼핑(5.3%), 한섬(12.5%)도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에이치씨엔은 전년과 동일하며, 현대리바트(-48.3%)와 에버다임(-63.6%)은 감소했다.
또 평균 연결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018년 13.7%에서 작년 24.9%로 11.2%포인트,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도 평균 1.5%에서 1.6%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처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주가 하락이 하나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해 동안 7개사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18.8%에 달했다. 각사별로 현대백화점은 8.1%, 현대그린푸드는 17.1%, 현대홈쇼핑은 18.7%, 현대에이치씨엔은 16.0%, 현대리바트는 33.4%, 한섬은 13.0%, 에버다임은 22.7%가 하락했다.
이와는 별도로 일부 회사에서는 오너 이슈도 배당 확대의 또 다른 이유가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대표이사다.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연임이 결정된다. 이런 배경이 이익이 크게 줄어든 악조건에서도 배당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