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자동차업계에 또다시 '셧다운 공포'가 드리웠다. 중국에 이어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밀집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종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코로나19'로 폐쇄된 대구·경북지역 병원을 방문한 직원에게 자가격리 조치를 내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더블유병원, 영남대병원(대구·영천), 대남병원(청도)을 방문한 근무자에게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내린 바 있지만, 방문 이력이 있는 직원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등이 더 나올 경우 추가 통보할 계획이다.
또한 공장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기온을 체크하고, 공장 내 주요 시설물과 공간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필수 업무와 관련된 게 아니면 외부인의 공장 출입도 제한하기로 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3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자동차 제작 공정 특성상 '컨베이어벨트'인 생산라인을 따라 줄지어 근무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장을 철저히 관리한다 해도 불안감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코로나19 여파로 대구·경북 지역 부품사의 생산이 중단되면 자동차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경주에서 자동차 프레임, 섀시를 생산하는 서진산업의 경우 이날까지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숨진 직원이 뒤늦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진산업은 현대차 1차 협력사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은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20.3%가 몰려 있어 자동차 부품 생산의 중심지다. 특히 경산-영천-경주는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 생산벨트로 꼽힌다.
앞서 자동차업계는 와이어링 하니스 등 중국산 자동차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공장을 '셧다운' 한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춘절 연휴가 연장되면서 국내 협력업체 중국 공장들이 휴업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난 뒤에도 국내 자동차 공장들은 재가동과 휴업을 반복했다. 다른 지역에서 춘절을 보내고 온 직원들이 자가격리되거나 대중교통이 운행하지 않는 등 중국 내 공장 직원들의 출근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부품 수급이 어느 정도 정상화된 상태"라며 "국내 부품사들이 코로나19로 공장을 멈출 경우 완성차업계에 연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을 강화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당장 생산에 큰 차질은 없으나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161명이 추가 발생해 국내 확진자는 총 763명으로 집계됐다. 신규환자 161명 중 대구·경북 확진자는 123명이며, 국내 환자 중 대구·경북 지역 환자만 63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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