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LNG(액화천연가스)에 이어 LPG(액화석유가스)선 수주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등에 따라 LPG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경쟁국인 일본은 기술력의 한계로 시장에서 이탈함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LPG 해상 수송량은 2019년 1억300만톤을 기록했다. 오는 2021년에는 1억1천700만톤으로 13%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40척 이상의 LPG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일찌감치 초대형 LPG운반선(VLGC) 관련 기술을 확보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왔다. VLGC 전체 발주량 348척 가운데 현대중공업(124척), 현대삼호중공업(29척), 대우조선해양(29척) 등 국내 조선업계가 총 182척(52.3%)을 수주해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이 LPG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LPG선 발주량 총 31척 가운데 ▲LPG추진선 7척 ▲초대형LPG선 12척 ▲중형LPG선 7척 등 총 19척(61.3%)를 수주해 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KSS해운과 8만4천 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선 1척, 총 910억원 규모의 건조계약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버뮤다 소재 아반스가스 (Avance Gas Holding Ltd.)로부터 9만1천㎥급 VLGC 2척을 수주했다. 2015년 이후 무려 4년 만에 수주를 따낸 성과다.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2년 1분기까지 선주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LPG선 관련 시장은 국제해사기구(IMO) 2020 시행과 미국 셰일혁명에 따라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LPG선은 추진연료로 벙커유를 사용해왔는데 환경규제에 따라 저유황유로 대체하든지 아니면 자체 황 성분을 제거하는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선체에 실린 LPG화물 중 일부를 추진 연료로 사용하는 LPG추진기술을 갖춘 상태다. 반면, 일본 조선사는 LPG 관련 기본설계인력 상당수를 구조조정해 시장 이탈이 불가피하다. LPG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국내 조선업계가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VLGC 신조선 시장의 절반은 현대중공업이 갖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일본 조선소가 장악해왔다"며 "앞으로는 일본이 건조해온 시장을 전통 강자 현대중공업과 새로운 경쟁자 대우조선해양이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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