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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주총] 유통업계, 인사태풍 뒤 CEO·등기이사 선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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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사내이사 선임 관전포인트…국민연금 행보도 주목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유통업계가 지난 연말 인사태풍 후 처음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대규모 계열사 대표 교체를 단행한 롯데그룹을 필두로 신세계·현대백화점의 사내이사 선임이 주요 관심사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선언한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의 행보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업계는 큰 악재가 없는 만큼 대부분의 주총 안건이 순조롭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문제가 생길 경우 새로운 대표들이 적극적으로 내세운 혁신 전략 실행에 차질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등 유통업계 '공룡'들이 이달 말께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이슈는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이다. 지난해 말 유통업계 전반을 강타한 '인사태풍'으로 인해 다수의 계열사 대표와 등기임원 교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주총시즌이 다가오면서 업계 맏형들의 사내·외이사 선임 및 재선임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계 주총시즌이 다가오면서 업계 맏형들의 사내·외이사 선임 및 재선임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인사태풍' 불러온 업계 맏형들 일제히 사내·외 이사 교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롯데그룹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쇼핑, 호텔, 음료 등 롯데그룹 내 주요 유통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잇따라 사임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이원준 전 유통BU장이 사내이사에서 내려온 후 신 회장까지 자리를 비우며 두 명의 사내이사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에 현재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및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사장)이 사내이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임기는 오는 2021년 3월 28일까지다.

또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사외이사 3인의 임기도 오는 22일 만료돼 후임 사외이사의 면면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칠성은 신 회장과 함께 이영구 대표, 신임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의 임기가 내달 만료된다. 지난해 음료·주류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 대표 체제로 통합된 만큼 이 대표는 재선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BU장은 자리를 옮긴 만큼 새로운 등기임원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의 임기 만료도 예정돼 있어 신규 선임이 전망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임원인사에 따라 오는 25일 예정된 주총에서 차정호 신세계 대표, 장재영 신세계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강희석 신임 대표가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차정호 신세계 대표 및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차정호 신세계 대표 및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신세계는 권혁구 전략실장(사장)과 김정식 지원본부장(부사장)의 재신임도 안건으로 올렸으며, 사외이사·감사위원 후보로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사업목적에 기타 식료품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 손 세정제 등 의약외품 제조·판매하는 정관 일부 변경 건도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정지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또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임명된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는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은 재선임되며, 고봉찬 서울대 교수가 신규 선임된다.

이 외에도 호텔신라는 이부진 대표의 재신임 안건이 상정됐고, 해태제과는 신정훈 대표 재선임 및 박기석 우리은행 부행장의 사외이사 신규선임이 주목된다.

다아모레퍼시픽은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해 '디지털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김재욱, 김기영 등 사외이사 2명과 김재욱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주주권 적극 행사' 국민연금 행보에 관심 집중…반대표 행사할까

이 같은 유통업계의 사내·외 이사 선임에 '키 포인트'를 쥐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이마트, 호텔신라, KT&G,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등 유통업계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며, 최근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천명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인 '5% 룰' 완화 방안이 시행되며, 지난 7일에는 기업 56곳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배당과 지배주주 개선에 관여할 수 있는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은 각 기업의 임원 보수 한도 등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마트, 롯데쇼핑 등의 주총에서 경영성과 대비 임원 보수가 과하다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업계는 임원 보수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마트와 신세계는 올해 임원보수한도 총액을 지난해와 동일한 100억 원으로 상정했으며,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도 지난해와 동일한 임원보수한도 총액을 안건에 올렸다. 다만 롯데쇼핑은 아직 올해 주총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사외이사의 이해관계를 문제 삼아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신세계와 농심의 신규 사외이사 및 감사임원 선임에 대해서도 이해관계 전력을 문제 삼아 반대한 바 있다.

특히 신세계는 올해도 신세계그룹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강연을 맡아 왔다는 '이해관계'가 있는 최진석 서강대 교수 사외이사 재선임이 예정돼 있다. 다만 최 교수가 신세계그룹과 정기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라면 이사회 독립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것인 만큼 별 탈 없이 재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전자투표제 도입에 소액주주 힘 받을 듯…업계 "무난하게 처리되길"

올해 주총은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시점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주주참여율 저조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CJ제일제당과 BGF리테일 등 업계 주요 기업이 아직 주총 일정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주총 장소 변경 및 좌석 배치간격 조정 등의 조치를 통해 방역 위협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임과 함께, 연이어 '전자투표제'를 적극 도입하며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려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부터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 등 7개 상장 계열사 모두에 전자투표제를 적용한다.

현대백화점은 전 상장계열사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전 상장계열사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사진=현대백화점]

이에 앞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며, CJ그룹은 지난 2018~2019년 CJ제일제당 등 주요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CJ ENM, CJ프레시웨이, 스튜디오드래곤 등 3개 상장사에도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전 상장 계열사를 전자투표 체제로 변경했다.

업계는 사내이사 선임 등이 회사의 경영전략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주총 안건들이 순조롭게 처리돼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유통업계가 실적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지난해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 속 유례없는 저실적을 기록했고, 이에 새로운 대표를 연이어 선임하고 경영전략을 변경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총 안건이 순조롭게 처리돼 이 같은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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