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 첫 도전에 나서 사업권을 거머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빅4'로 확실히 도약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신라, 호텔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호텔신라는 DF3 사업권(주류·담배·포장식품), 호텔롯데는 DF4(주류·담배) 사업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7(패션·잡화) 사업권을 이번에 갖게 됐다. 또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3곳 중 DF8 사업권은 그랜드관광호텔, DF9 사업권은 시티플러스, DF10 사업권은 엔타스듀티프리가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공사 측은 이번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새 사업자들과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이후 관세청이 4월 중 심사를 통해 특허를 내 사업자가 최종 선정된다. 면세점 영업은 9월부터 시작된다. 또 유찰된 DF2 구역과 DF6 구역은 조만간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일로 기존 운영 중인 서울시내 면세점과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게 됐다"며 "면세 사업의 경쟁력이 한층 더 끌어올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첫 도전에 나선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낙찰을 받은 반면,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가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점이다. 신세계는 명동점, 강남점, 인천공항점을 운영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려 롯데, 신라와 '빅3' 체제를 구축했지만, 이번 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문제를 두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되기 이전부터 감면 요청을 수시로 했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했던 자리를 신세계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해서 들어왔지만, 롯데처럼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공사 측에 계속 감면 요청을 해왔던 것으로 안다"며 "신세계 측이 임대료를 높게 써서 들어가 놓고 결국에는 부담을 버티지 못해 이번 입찰에서 발목이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서 신세계는 DF7 사업권을 두고 현대백화점면세점 다음으로 가격을 높게 썼지만, 공사 측이 기존 공항에서 면세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의 운영 역량에 대해 높게 평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DF7 사업권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현대백화점면세점과 가장 낮은 임대료를 제시한 롯데면세점의 가격 차는 약 100억 원 가량이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가격 차는 1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임대료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비슷한 금액을 써냈다면 당연히 기존 사업자가 낙찰 받아야 하는데, 신세계가 탈락한 것을 보면 운영 역량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들이 모두 도전했던 DF7 사업권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기존 사업자들과 달리 과감하게 입찰가를 높게 썼던 영향이 컸다"며 "기존 사업자들이 이 구역을 두고 욕심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입찰가를 공개했을 때 의외로 낮아 모두 깜짝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어부지리'로 사업자에 선정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일로 국내 '빅4'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시내면세점 1호점을 오픈한 후 지난달 동대문에도 2호점을 여는 등 최근 세력 키우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인천공항 면세점까지 운영하게 되면서 바잉파워를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백화점과는 달리 상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매장이 많을수록 바잉 파워가 커진다"며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공항 운영 경험이 없어 능력 이상으로 과하게 베팅을 했다고 보여지지만, 임대료 문제로 기존 사업자들도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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