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이동통신 유통망 점검에 나섰지만 이통사와 영업점의 이해관계에 따른 온도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이통3사는 유통망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을 대안으로 내놨지만, 유통점 종사자는 영업시간을 줄이기 보다는 비대면 개통도 허용하는 등 판매 채널 확대를 바랐다. 이에 방통위는 단축 여부에 대해서 개입 의지가 없으며, 비대면 허용은 제도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를 방문, 이통3사와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 등 이동통신 유통점 종사자들과 코로나19에 따른 대안 마련을 위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김성수 SK텔레콤 전무, 김영호 KT 전무, 임경훈 LG유플러스 전무뿐만 아니라 고주원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장, 민상원 강변테크노마트 상우회장, 빈기남 승천판매점 대표, 김인철 엠케이모바일 판매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통3사는 '근로시간 단축'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유통협회의 '2018년 근로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은 ▲일 8시간 초과근무 84% ▲점심만 보장 48% ▲주 2일 미만 휴무 79% 등 대체적으로 열악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고객을 대면해야 하는 종사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보다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전산운영 시간 단축도 대안으로 제기 됐으나, 한상혁 위원장은 "통신사 대리점 전산운영 단축은 이해관계가 많이 엇갈리는 것 같다. 그 부분은 많이 논의해보고,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해야 할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유통점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대리점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상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보다는 비대면 개통을 허용하는 등 판매 채널 확대를 골자로 한 현장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했다.
민상원 강변테크노마트상우회장은 "내방 고객이 85%가 줄어 매장 하나에 직원 두 명이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근무시간을 단축해 직원 수당을 줄일 수는 없는 일이라,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통점이 요구한 비대면 개통은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불가능하다. 고객의 내방이 끊김 현 시점에서 온라인 판매점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개통을 통한 판매 접점을 더 늘려야 효용성 있는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즉각적인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용일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과장은 "현재 유통점에서는 (본인인증에 )신분증 스캐너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비대면으로 하면 일선 로드샵 등에서 반대하는 측면도 있고 또 이를 전면 시행하면 제도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 당장 가부를 결정할 내용을 아니며, 내부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회의 내용에 따라 5월까지 한시적으로 '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포상제도' 신고포상금을 현재 300만원의 3분의1 수준인 100만원으로 낮춰 유통점 분담금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 53억원을 투입해 판매점 전자청약서 이용에 필요한 태블릿PC 구매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약 9천개 영세 판매점에 1억8천만원 규모 방역용품과 사무용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많은 대구·경북지역 영세 판매점 200개점에는 1억원을 투입해 휴대폰 액세서리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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