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버스 상장지수채권(ETN)의 수익률은 크게 올랐다. WTI의 추가 하락까지 점쳐지고 있어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TI 원유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버스 ETN 종목의 주가는 WTI가 본격적으로 하락국면에 접어든 시점부터 한 달여만에 평균 2배 가까이 상승했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매매가 용이한 채권이다. ETN 종류 중 인버스의 수익률은 기초자산의 가치와 반비례 그래프를 그린다. 기초자산이 하락해야 주가가 상승하는 구조다.
최근 인버스 ETN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WTI 관련 종목이다. 현재 WTI 관련 인버스 ETN은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신한 인버스 WTI원유 선물 등 모두 5종목이 상장돼 있다.
지난달 20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이들 종목은 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 인버스 2X가 116.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QV 인버스 레버리지(116.1%), 신한 인버스 2X(111.3%), KODEX 인버스(53.0%), 신한 인버스(51.5%) 순으로 높았다. 5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87.1%에 달했다.
WTI 인버스 ETN의 수익률이 급상승한 것은 배럴당 WTI 가격이 지난 2월 20일 53.88달러를 단기 고점으로 이달 13일에는 31.73달러로 41.1% 급락했기 때문이다.
WTI의 급락은 공급과잉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와 유가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일 150만 배럴 감산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바이가 원유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동시에 생산량도 하루 1천만배럴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급락 사태가 초래됐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PEC와 러시아 간 의견 상충이 주기적으로 나타났지만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이들이 추가 감산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비교적 크게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재정문제로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6월 열릴 OPEC 정례회의까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WTI 인버스 ETN의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일각에선 사우디가 일 1천200만 배럴 생산에 복귀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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