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9일 우리 나이로 83번째 생일을 맞는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어느덧 재계 최고령 총수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자신의 여든 세번째 생일을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 행사를 좀처럼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가풍상 별도의 행사를 벌이지 않고 조용한 가족 모임만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 회장은 그동안 생일 때 별도의 외부 행사 없이 가족행사만 가져왔다.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차 비등기 임원으로 그룹 경영 총괄 업무는 계속한다.
앞서 지난달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1999년 현대차 회장에 취임하며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지 21년 만이다. 그룹 회장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는 유지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를 글로벌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그의 카리스마, 속도 리더십을 통해 단기간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성장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정 회장을 한국인 최초의 헌액자로 선정했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 메르세데스-벤츠를 창립한 칼 벤츠 반열에 오르게 됐다. 헌액(獻額)은 우수한 업적을 인정받아 명예로운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업계의 리더"라며 "기아차의 성공적 회생,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구조 구축 등 정 회장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 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헌액 이유를 설명했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이 밝힌 헌액 이유가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1997~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을 때 기아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살려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현대·기아차는 연산 800만대에 이르는 글로벌 톱5 업체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시장에 현지 공장을 세우는 전략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유례가 없는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품질경영'을 앞세워 전 세계 어느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표준공장 건설 시스템을 확립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센터(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구축해 연구개발(R&D) 경쟁력도 강화했다.
현대차가 오늘날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선 데는 정 회장의 '생산과 품질 향상에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는 품질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 "최고의 품질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선의 가치"라고 강조해 왔다. 1998년 9월 미국 시장에 도입한 '10년간 10만 마일 무상보증' 조치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포드와 GM이 3년간 3만6천마일, 도요타가 5년간 6만 마일을 보장했던 것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조치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무리한 마케팅이라 깎아내렸지만, 정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한발 앞선 비전을 제시해 오던 정 회장은 2000년 신년사에서 '글로벌 톱5 메이커'라는 목표를 처음 밝혔다. 10년이 지난 2010년 현대차는 포드를 제치고 실제로 글로벌 판매량 5위에 올랐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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