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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삼성전자, 체온검사는 기본 마스크 안 쓴 주주 출입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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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지난해보다 한산해져…참석자 절반 이하로 '뚝'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주주 여러분들의 모든 순간이 안전할 수 있도록 이중, 삼중의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1기 정기주주총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회사 측의 필사적인 분투가 엿보였다.

수원컨벤션센터 입구마다 마스크와 의료용 장갑으로 중무장을 한 채 손세정제를 들고 대기하고 있는 운영요원들이 보였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입장하는 주주들을 제지하는 모습이었다.

체온 검사도 철저했다. 열화상카메라로 1차적으로 온도를 확인한 뒤 체온계를 통해 각 주주마다 일일이 체온을 측정했다. 주주들에게는 주주총회 의안, 영업보고서 책자와 함께 KF94 마스크, 손세정제가 추가로 지급됐다.

주주총회 시작 20분 전 삼성전자 주총 대기줄의 모습. 참석자가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다.
주주총회 시작 20분 전 삼성전자 주총 대기줄의 모습. 참석자가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다.

주주명부 확인 및 접수가 이뤄지는 17개의 창구에서는 개별 문진표 작성이 이뤄졌다. 대구·경북 등 코로나19 민감 지역을 다녀온 적이 있는지, 최근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는지, 가족·친지 등 주변 사람 중에 확진자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했다. 현재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2주 내 변화가 있을 경우 회사 쪽에 연락을 취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잠복 기간을 고려해 주주들에게 이 같이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 진료를 위한 건강 확인소에는 의사 3명과 간호사 7명이 상주했고, 음압텐트도 마련됐다. 의심환자 이송을 위한 구급차들도 대기했다. 발열 등으로 입장이 제한된 주주들은 외부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주총을 쌍방향 중계했다.

주총이 열리는 강당 안도 코로나19 대비에 철저했다. 우선 이례적으로 지정좌석제를 도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양 옆에 한 칸씩 빈자리를 두고 자리 배치를 했기 때문이다. 임의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금지됐다. 이 때문에 이날 강당에 총 1천350개의 의자가 배치됐지만 최대로 배치 가능한 주주 숫자는 450명 선이었다.

이와 함께 의장이 발언하는 단상 앞으로는 아크릴판 보호대가 설치됐고, 의장과 주주 좌석 맨 앞줄 간 6m(미터)의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또 지난 5일부터 매일 방역을 실시해 주총장 전체를 무균 건물로 관리했다.

삼성전자는 주총 시작 첫 3분을 코로나19 조치에 대한 안내에 할애하면서, 코로나19를 뚫고 주총장에 온 주주들을 안심시키는데 힘썼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자가문진표를 작성토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자가문진표를 작성토록 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4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1천여명 이상의 주주들이 몰려든 것에 비하면 참석자가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매우 긴 대기줄이 형성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주총 시간이 임박했음에도 대기줄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이 중 4분의 1 정도는 주총이 시작된 이후에 도착해 주총이 시작된 9시 정각에는 300여명만이 자리에 착석했다.

삼성전자는 원활한 주총 진행을 위해 올해부터 2천여명이 수용 가능한 수원컨벤션센터로 주총 장소를 옮겼다. 그러나 지난해의 절반 이하만이 주총에 참석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적은 숫자인 1천350석만의 좌석을 배치했다. 참석 규모가 줄어든 데에는 코로나19와 함께 전자투표제의 영향도 있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가능하면 전자투표로 참여하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주총장 입장과 진행 방식 등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영 방식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불만이 나왔다.

한 주주는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소액 주주에게 적은 배당금만을 주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의장을 맡은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은 "매년 9조6천억원을 분기별로 배당하고 있으며 1년 동안 한 주로 따지면 주당 1천원이 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시가총액 30% 상한제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는 "삼성전자의 보통주 시가총액이 30%를 상회하고 있어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매도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대위 측에서 "강남역 철탑 위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삼성은 어떻게 200일 넘게 농성 중인데 외면 중이냐"면서 김 부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주총 진행 내내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 등을 요구하다가 결국 주총 도중 진행요원에 의해 퇴장당했다.

또 한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이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제 이름인 '이재용'을 더럽히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주총에 직접 나와서 주주들과 온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에 한종희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최윤호 사장(경영지원실장)을 선임하는 안건,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465억원에서 550억원으로 늘리는 안이 승인됐다.

수원=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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