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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코로나19 난세’ 평정할 영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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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 세상 구하고 ‘3조 전리품’도 챙기길 고대한다

[아이뉴스24 문병언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서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주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나라가 속출하고 있다. 국가간 빗장을 걸어잠그고, 도시간 이동이 멈추고, 사람간 교류가 끊기고 있다.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학교는 문을 닫고, 공연이나 스포츠 등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죄다 올스톱이다. 일상이 마비됐다. 과거 전염병인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때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전세계인이 겪고 있다.

주식시장은 하락폭이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능가하는 등 쑥대밭이다. 전시상황과 맞먹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회, 경제적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침체를 막기 위해 나라마다 천문학적인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미국은 2주 사이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포인트나 전격 인하하는 한편 무려 1조달러에 달하는 무차별적인 현금 살포에 나섰다.

하지만 공포심리가 진정되기는 커녕 실물경제 타격에 이어 신용위기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코로나19 종식 외에는 해법이 없어 보인다. 말 그대로 난세다. 그런데,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 잘 먹고 잘 사는 태평성대 시절에는 영웅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지금,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의 등장을 전세계인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면 영웅으로 등극한다.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면 엄청난 전리품도 챙길 수 있다. 중소형 제약사에 불과했던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지난 2009년 사스 유행 때 치료제 ‘타미플루’를 내놓으면서 초대형 기업으로 우뚝 섰다. 작년 매출액은 224억달러, 현 시가총액은 1천억달러에 달한다.

코로나19 치료제의 매출이 25억달러(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 이런 호기를 거대 제약사들이 놓칠 리 없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2월초 ‘렘데시비르’ 임상3상을 시작했으며 후지필름도야마화학도 ‘아비간’을 중국에서 임상중이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제, 아비간은 신종플루 치료제로 개발한 약인데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지 시험하는 것이다. 미국 모더나는 예방백신 ‘mRNA-1273’의 임상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미국의 존슨앤존슨,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프랑스 사노피파스퇴르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업체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을 받아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했다. 혈액을 분석해 항체를 검출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6개월내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뮨메드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VSF를 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을 승인받아 투약중이다. 최대 25명까지 투약 가능한 제공자 주도의 치료 목적 사용 승인도 신약처에 신청했다. 일양약품은 현재 시판중인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를 시험관시험에서 적용한 결과 48시간 후 코로나19 바이러스 수가 대조군보다 7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등은 예방 백신 개발에 나섰다.

게다가 코미팜은 지난달 말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해 폐렴을 치료하는 ‘파나픽스’ 임상약을 개발해 100명의 코로나19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 3상을 신청했다.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는 모두 중증 폐렴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경우 ‘감염되더라도 죽지는 않는다’는 믿음을 심어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싸움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승자가 되기를 간절하게 기대한다. 2000년대 초부터 제약, 바이오 부문은 우리 나라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혔다. 그동안 정책자금은 물론 민간부문에서 흘러들어간 자금이 수십조원에 이를 거라고 어림짐작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이 있다면 이번에 발휘할 기회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해 코로나19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전세계를 구하고 그동안 '헛돈' 쓰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으면 한다.

전 세계적 위기다. 위기(危機)라는 말은 위험(危險)이 닥치면 기회(機會)도 따라온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위험(코로나19)을 해결하고 돈방석에 앉을 절호의 기회다. 기회가 오더라도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 과연 준비된 국내 제약, 바이오업체는 있는가.

문병언 기자 moonnur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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