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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서양 MMORPG는 다르네 '에빌 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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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MMO와 다른 색다른 재미…자동전투 없어 피곤할수도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현재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아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는 장르다.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에 빠진 엄지족들이 적지 않아서다.

MMORPG는 자동 전투와 정해진 퀘스트 동선을 따라가는 선형적 구조 등 그 방식이 정립되다시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 출시되는 게임들이 나와도 겉모습만 다를 뿐 게임성은 크게 다르지 않은 점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구 게임사들이 만들어낸 MMORPG는 어떨까. 소셜카지노, 캐주얼 등이 강세를 보이는 서구 시장이지만 모바일 MMORPG도 종종 나오는 편인데, 문화권이 달라서인지 게임성이 아시아 MMORPG들과는 사뭇 다른 편이다.

최근 접한 '에빌 랜드(Evil lands)'도 그중 하나다. 폴란드 게임사인 레이지퀴트게임즈(Rage quit games)가 개발한 이 게임은 한국 MMORPG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에빌 랜드는 글로벌 서버가 제공되는 게임으로 한국인보다는 주로 외국인들과 플레이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 '에빌 랜드'. [사진=구글플레이 캡처]
모바일 게임 '에빌 랜드'. [사진=구글플레이 캡처]

이 게임은 한국형으로 로컬화된 판타지가 아닌, 서양인의 시각에서 본 중세 판타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워리어, 어쌔신, 소서리스 3종으로 난해한 캐릭터 디자인에 아마 꽤 많은 이용자가 이 단계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들의 외형은 우리에게 익숙한 미소녀, 미소년과는 꽤 거리가 있다.

그래픽은 생각보다 훌륭한 편이다. 특히 캐릭터 연출이 자연스럽고 달리거나 무기를 휘두르는 동작 애니메이션도 깔끔하다. 타격감은 소위 '허공을 치는 듯한' 감도 없잖아 있지만 적응만 되면 문제는 없다. 스탯을 찍거나 레벨이 올라 개방되는 스킬을 쓰면 나름 스타일리시한 맛도 생기게 된다.

에빌 랜드에서는 자동의 '자'자도 볼 수 없다. 퀘스트를 받아 임무를 수행하는 선형적 구조는 동일하지만 그 과정은 일일히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으레 자동이 되겠거니 하고 좌측 상단에 뜬 퀘스트 목록을 터치했더니 '본 게임은 오토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친절히 떠 놀라웠다.

자동은 없지만 플레이에 지장은 없다. 특히 퀘스트 수행 과정에서 잡아야 하는 몬스터의 경우 마름모로 표시되기 때문에 쉽게 진행할 수 있는 편이다. 물론 초반 몬스터들은 약해 한꺼번에 덤벼들어도 해치울 수 있지만 10레벨만 넘어가도 2마리 이상을 잡기가 버거워진다. 때문에 몬스터를 한 마리만 유인해오는 이른바 '풀링'까지 해야 한다. '에버퀘스트' 같은 옛날 MMO의 감성이 느껴진 대목이었다. 루팅도 직접 해야 한다.

별도로 PvP(이용자간 대결) 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했다. 8레벨을 달성하면 PvP 존에 입장이 가능한데 블루 vs 레드 구도로 나뉜 맵에서 사냥과 PvP를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다. 퀘스트 진행이 귀찮고 사냥만 하고 싶은 이용자에게 제격이다. 그러다 상대 진영의 게이머와 마주치면 누가 더 강한지 칼을 맞대면 된다. 직관적인 PvP 콘텐츠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투 방식에서도 나름 깊이가 있다. 상대의 발을 묶고 원거리에서 공격한다거나 출혈 피해를 입혀놓고 도망을 치는 등 전술적인 전투가 가능한 편이다. 나중에 고레벨을 달성하면 꽤 차별화된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 대목이다.

이처럼 에빌 랜드는 한국형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서구 MMORPG의 면모를 보여준 게임이어서 신선했다. 예전 PC MMORPG를 모바일에서 하는 재미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자동전투가 오래 플레이하기는 힘들겠으나 이러한 장벽만 넘어선다면 의외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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