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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팩트전쟁 한진그룹 vs 조현아 주주연합…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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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두고 우군 확보 위한 팩트전쟁…각각 다른 해석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자의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팩트전쟁에 나선 모양새다.

23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달 27일 한진칼 정기 주총이 열린다. 이번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조 전 부사장,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표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율은 조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 측 모두 박빙이다. 양측 간 확보한 지분율은 시각에 따라 최소 1%p대에서 최대 6%p대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양측은 우군을 최대한 더 확보하기 위해 각자의 주장을 강화하고 상대편의 주장을 약화하기 위한 팩트전쟁에 나섰다.

실제 양측은 크게 6가지 사안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아이뉴스24 DB]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아이뉴스24 DB]

◆ 경영실패냐 아니냐, 각자 다른 기준 제시

경영실패냐 아니냐를 두고 주주연합은 당기순손익, 한진그룹은 영업손익을 끌어다 각자의 주장을 강화한다. 더불어 부채비율도 영구채 포함 여부를 두고 맞선다.

먼저 주주연합은 2014년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총체적 경영실패라고 주장한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적자가 대한항공 1조7천414억 원, 한진칼 3천467억 원이어서다. 이는 당기순손익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영업손익을 통해 경영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 상 당기순손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고, 영업손익이 기업 이익창출 능력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영업손익으로 보면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칼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때를 빼고 해당 기간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주주연합은 또 영구채 상환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실질 부채비율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은 회계기준상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862%다. 아시아나항공은 909%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여기에 영구채를 포함해 대한항공 부채비율을 1천600%로 보고 있다.

즉 회계상 부채비율은 회계 목적일 뿐, 영구채를 갖고 있는 회사는 그 부담을 안고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모든 기업들은 영구채의 상환계획을 고려해 재무계획을 짜기 때문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높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한진그룹은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자본으로 인식된다면서, 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고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반박한다. 따라서 주주연합 측 주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는 것이고 다른 기업과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물론 한진그룹도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실적 때문이 아니라 항공사 업종 특성이 반영됐다고 덧붙인다. 즉 외부 요인인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환산손실 발생으로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 대한항공, 일본항공(JAL) 회생 사례 참고할 수 있을까

주주연합은 일본항공(JAL)의 회생 사례를 들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진그룹은 JAL은 대한항공과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맞받아친다.

주주연합은 5천 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JAL을 2조 원 흑자로 만든 사람이 항공 비전문가인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토세라믹 회장과 공대출신 IT 전문가들이라는 점을 제시한다. 즉 항공 전문가가 아닌 전문경영인도 항공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JAL은 주인 없는 공기업으로 파벌과 방만한 자회사 운영, 일본시장 의존, 과도한 복리후생과 기업연금 제도 등 복합적 문제로 경영실패에 이른 것이라고 반박한다. 또한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도 경영진 때문이 아닌 정부의 자금 지원덕이라고 설명한다. 즉 JAL은 대한항공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현재 JAL 자체만 보면 대한항공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다. 국제선 중심이면서 풀서비스캐리어(FSC)를 하고 있는 메가캐리어(megacarrier)여서다. 다만 항공 비전문가인 이나모리 회장은 일본항공이 파산했을 때 당시 일본 민주당 정권이 투입한 사람인데, 그는 일본항공을 맡은 후 노선과 인력 구조조정, 자회사 매각, 인건비 절감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JAL 사례가 또다시 주주연합의 대한항공 구조조정 가능성 이슈로 넘어갔다.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이 대한항공의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JAL의 회생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물론 KCGI 측에서는 "절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부인하는 상황이다.

◆ KCGI는 장기투자자인가, 먹튀자본인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장기투자자인지 소위 '먹튀 자본'인지와 관련해서도 당연히 양측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KCGI는 투자금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 장기펀드라며 국내외 사모펀드업계에서 펀드의 만기연장 또는 교체 등을 통해 10여 년 이상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과 공유된 투자 철학과 결정에 따라 한진칼에 장기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 단기투자자라면 이미 단기차익을 챙겨 떠났을 것이지, 지난 몇 년 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한진그룹이 정상화돼 제대로 된 기업가치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도 수년 이상 경영혁신을 위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한진그룹은 KCGI 펀드의 법인등기부 등본을 보면 총 9개 사모펀드 가운데 2개만 존속기간이 10년이고 나머지 7개는 3년이라고 반박한다.

또한 존속기간이 10년인 것도 하나는 존속기간 10년만 명기돼 있을 뿐 연장에 관한 내용이 없고, 하나는 2년씩 2회 연장이 등기돼 있으나 대부분 투자자들의 전원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존속기간이 3년인 것도 투자자들이 3년 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KCGI는 단기투자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자금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을 종합하면 KCGI가 장기투자자가 될 것인지 먹튀 자본이 될 것인지는 KCGI와 그 투자자들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자 주주연합. [사진=아이뉴스24 DB]
3자 주주연합. [사진=아이뉴스24 DB]

◆ 투명경영과 주주가치제고한다는 주주연합…진정성 있나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의 투명경영과 주주가치제고를 지향하는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이 또한 외부로부터 인사를 충원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주연합의 주장을 뒷받침 한다.

그러면서 조원태 회장에 대한 다른 주주들의 견제와 투명경영이 필수라고 주장한다. 창업주 또는 경영주의 지분율이 절대적인 기업에서는 주주로서의 영향력이 높은 것이 당연하지만, 한진그룹은 상호출자제한집단인 국내 10위권 그룹이고 조 회장은 불과 한진칼의 지분율 6.52%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세계 20대 항공사들의 경우도 대부분 투자자들이 선임한 전문경영인 체제고, 국가나 왕가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동계 항공사들 이외에는 6.5%의 지분율을 갖고 있는 주주 한 명이 경영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반면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이 투명경영과 주주가치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반도건설은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 KCGI는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주요 투자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KCGI가 투자한 조선내화의 경우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갖추지 못해 이사회 독립성을 담보하지 않았고 계열사도 골프장, 언론사, 자동차 기계 부품사 등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회사들을 여러 개 거느리고 있어 투명 경영, 지배구조 개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주주연합의 한진그룹 경영 참여…가능성은

주주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통한 한진그룹 경영 참여 가능성을 두고서도 양측은 맞서고 있다. 여기에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을 둘러싼 진실공방까지 더해지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주주연합은 주주간계약으로 경영불참을 명백하게 선언했다고 못 박고 있다. 실제 주주연합 측은 지난 1월 31일 주주간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들은 회사 경영에 있어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각 당사자와 그 특수관계인이 직접 이사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이 이사회 장악과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주주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해 회사를 장악할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주주연합은 조 회장이 현재 그러한 방식으로 사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연합도 그럴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친다.

여기에는 권 회장을 둘러싼 진실공방도 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16일 권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 참여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이 조 회장과 권 회장 대화 전부를 공개하지 않고 권 회장의 일부 대답만을 악의적으로 발췌해 공개하고 조 회장의 불리한 발언은 숨기는 언론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여부도 진실공방 중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반도건설이 경영참가목적을 숨기고 단순투자로 허위 공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먼저 지난 3일 반도건설이 한진칼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결권행사허용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는데, 허위공시 논란에 따라 이번 주총서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될 수 있어 방어적인 법적 조치를 한 것이다. 해당 사안은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주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빠르면 내일(24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진칼]
[사진=한진칼]

◆ 대한항공,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진실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조사를 두고도 양측은 맞서고 있는데 이는 주총 이후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주주연합은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대한항공에 외부 감사 즉각 의뢰, 관련 고위 임원 즉각 사퇴, 자발적 검찰 수사 의뢰, 사법 당국 역시 즉각 수사 등을 촉구하고 있다.

주주연합 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해당 리베이트 사건 당시와 지금까지 항공기도입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진행하는 위치에 있었다. 특히 주주연합은 2015년 에어버스의 정석인하학원에 대한 900만 달러 후원과 그 직후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계약 체결을 사례로 들며 리베이트 관행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리베이트는 2010년, 2011년, 2013년 진행됐는데 2010~2013년 당시 조 회장은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다. 주주연합에 따르면 해당 직책은 항공기 도입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조 회장을 비롯해 현 경영진은 해당 의혹에 어떠한 관련도 없다면서 이미 과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에어버스 등에 확인을 요청, 별도 내부 감사도 진행 중이라 사실 관계가 확인되는 즉시 주주들에게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수십 회에 달하는 계좌추적 등 고강도 수사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한다.

이에 주주연합 측은 왜 뇌물 제공의 혐의자인 에어버스에게 뇌물수수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기존 여러 차례 다른 건으로 수사를 받아온 것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리베이트 관련 한진그룹 측의 내부감사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해당 사안은 주총 이후에나 대한항공 측이 주주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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